아빠에게 돌 던지는 아이 중앙창작동화 1
고정욱 지음, 박지훈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고정욱 님 작품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 고정욱님께서 장애아들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쓰셨는데 그 때마다 내게 느껴지는 것은 굳은 의지를 가진 장애인의 모습보다는 불쌍하게 보이는 장애인들의 모습이었고, 그들에 대한 이해를 바라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철우의 아빠는 정상인인 철우의 엄마보다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장애인이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슈퍼도 운영하고, 슈퍼가 망했는데도 절망하고 포기하지 않고 농촌에서 새 삶을 시작하려고 하는 가장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기 때문에 정말 고맙다.  제목이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작품의 내용을 어느 정도는 설명해주고 있으나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제목이기때문에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돌을 던진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는데, 죄 없는 자 이 여인을 돌로 치라고, 이 책이 예수님의 말씀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등등 제목에서 주는 느낌이 꼬신다는 느낌을 준다. 뭔가 돌을 던진 이유가 있을 터인데...  그렇다. 철우가 아빠에게 돌을 던진 이유가 있다. 아빠가 일하고 계시는 밭까지 가서 아빠에게 인기척을 내지 않기 위한 꾀를 낸 것인데 철우의 잘못은 있다.  어릴 적에 어르신들께 배우기를, 어른이 누워 계시면 머리 맡으로 지나가서는 안 되고 발치로 지나가도록 배우고, 어른을 손으로 툭툭 치는 것도 안된다고 배웠는데 아무리 귀찮아도 아빠에게 돌을 던져 인기척을 내다니... 물론 철우의 돌팔매때문에 아빠의 병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그건 좀 어거지다. 좋은 결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장치로 보여서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리 길지 않은 작품 속에 인생의 굴곡, 갈등, 화해, 해피앤딩까지 너무 많은게 나와 있다. 결말을 해피 앤딩으로 만들려는 작가 분의 생각에 맞게 장치가 딱딱 들어 맞는다. 철우의 돌팔매... 동네 사람들과 갈등의 원인 되기도 하고, 화해를 시켜주는 중요한 사건이 되기도 하고, 철우가 야구를 잘 한다는 것으로까지 이어지고, 아빠의 병을 발견하게 된 발단까지 제공하고 있다.  철우 아빠와 철우 선생님께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빠가 입원한 동안, 수술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그 많은 고추 농사는 누가 지었는지 한 대목쯤 짚어주었으면 궁금하지 않았을텐데 그 점이 좀 아쉽다. 나약하게 느껴지는 엄마가 그 농사를 어찌 감당했는지도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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