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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 여자아이
천롱 지음, 안명자 옮김 / 청년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들개들에게 쫓기던 사슴... 그 사슴은 산을 지키는 산도깨비의 아들이라고 한다. 자기의 목숨을 구해 준 소녀에게 좋은 물이 나오는 곳을 알려주고, 그 물때문에 소녀가 죽게 되자 소녀의 목숨을 살릴 대안을 찾아낸 사삼... 그 산도깨비의 아들이 소녀를 좋아한 것은 아닐까? 그 이야기까지는 나오질 않아서 좀 아쉽다. 사슴의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부분이 '선녀와 나무꾼'을 생각나게 한다. 그리고 국자가 북두칠성이 된 외국의 이야기에도 소녀가 많은 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으로 나오는 것을 보니 '순결한 어린 처녀 아이'가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나라 이야기에도 외국의 이야기에도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이야기가 많은 것을 보면 우리는 다 지구인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산도깨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실감난다고 말해도 좋을까?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고... 전체적인 그림은 약간 낯선 이방인들의 냄새가 나서 보는 재미가 있다. 다만 이야기의 끝부분쯤에 할머니와 소녀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할머니와 소녀는 약간 높은 곳에 앉아 있어 베틀을 사용하는 할머니의 발도 공중에 있는데 고양이가 공중에 있어서 그림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내 눈에만 이상해 보이는 것일까? 중국분이 그린 그림책이라 새로운 기분으로 읽기는 했는데 그림이 좀 더 눈에 쏘옥 들어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