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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산 선운사
한태희 그림, 이상희 글, 초방 기획 / 한림출판사 / 2001년 11월
평점 :
선운사라면 송창식 님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기에 귀에 익은 사찰의 이름이다. 영어 강사로 유명하신 이익훈님의 토플 책에 보면 절이라고 다 똑같이 생긴 것이 아니라 절마다의 특색이 있고 그런 특색을 찾아가며 절을 관람하면 더 재미있게 즐겁게 절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도 실려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스님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궁금해서 선운사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더니 선운사 창건 설화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검단 스님에 관한 일화도 여러 개가 있었다.
본래 선운사의 자리는 용이 살던 큰 못이었는데 검단스님이 이 용을 몰아내고 돌을 던져 연못을 메워나가던 무렵, 마을에 눈병이 심하게 돌았다. 그런데 못에 숯을 한 가마씩 갖다 부으면 눈병이 씻은 듯이 낫곤 하여, 이를 신이하게 여긴 마을사람들이 너도나도 숯과 돌을 가져옴으로써 큰 못은 금방 메워지게 되었다. 이 자리에 절을 세우니 바로 선운사의 창건이다. 검단스님은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雲]에 머무르면서 갈고 닦아 선정[禪]의 경지를 얻는다" 하여 절 이름을 '禪雲'이라 지었다고 전한다.
또한 이 지역에는 도적이 많았는데, 검단스님이 불법(佛法)으로 이들을 선량하게 교화시켜 소금을 구워서 살아갈 수 있는 방도를 가르쳐주었다. 마을사람들은 스님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해마다 봄ㆍ가을이면 절에 소금을 갖다 바치면서 이를 '보은염(報恩鹽)'이라 불렀으며, 자신들이 사는 마을이름도 '검단리'라 하였다. 선운사가 위치한 곳이 해안과 그리 멀지 않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염전을 일구었던 사실 등으로 미루어보아, 염전을 일구어 재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검단스님이 사찰을 창건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해적들에게 고통을 받는 마을 사람들도 살리고, 해적들도 살리고 절도 창건한 스님의 공덕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스님을 찾아온 그 황금빛나는 배는 어디서 온 것이었을까? 스님의 공덕을 높이기 위한 설정일까? 이 책을 읽은 것을 계기고 도솔산 선운사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많은 예술가들의 노래나 시에 소재가 되고있는 선운사가 얼마나 아름다울지 가보고 싶어졌다. 족자 속의 호랑이가 실제 집채만한 호랑이가 되어 뛰쳐 나오는 부분에서는 아이들이 더 흥미를 느끼고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만큼 흥미롭다.
스님이 아무 보답을 바라지 않고 떠나신 것도 진정한 선행이 무엇인지 불심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좋게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