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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지게 - 孝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는 동화
조미영 그림, 윤수천 글 / 문공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덕보가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덕보의 딸 순이... 아이들이 보고 배운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대전에서 유명한 설렁탕집 앞을 지나는데 봉고차에서 휠체어가 내려지고 젊은 분이 휠체어를 펴는 모습을 유심히 본 적이 있다. 휠체어가 펴지고 그 차에서는 정말 바싹 마르고 작아지신 할머니 한 분이 젊은이의 품에 안겨 휠체어에 앉으셨다. 설렁탕집 정문에 있는 전용 주차장에 차를 세운 것으로 보아 그 어르신을 모시고 설렁탕을 먹으러 온 모양이었다. 그 장면을 보며 곁에 있던 2학년짜리 아들 녀석에게 "너도 나중에 엄마 저렇게 안아주고 맛있는 거 사주러 올래?" 그랬더니 아들 녀석 말이 "음... 엄마는 다리가 아프지 않잖아"라고 답을 했다. 그리곤 빅마마의 노래 중 한 부분을 불렀다. "그런 말은 제발 내게 묻지 말아줘..."라고.. 누나가 없는 사이에 엄마랑 둘이 다정하게 시장을 갔다 오는 길이었고 맛있는 자장면을 방금 먹고 난 행복한 상황에서 우리 엄마도 저렇게 아플 수 있고 작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싫었던 모양이다. 그래... 나도 상상하기 싫다. 효자 덕보를 보며 덕보처럼 휼륭한 자녀를 슬하에 두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 아닐까 싶다. 설사 네가 덕보만한 자식이 못되더라도 말이다. 덕보가 댓가를 바라고 아버지에게 잘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덕보의 딸에게서 보상을 받을 터이니 이보다 더 좋은 투자가 있었을까 싶다. 덕보가 사는 작은 마을의 자연 풍경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보여주고 있는 그림이 참 좋다. 계절별로 두 번씩 그림이 나오는데 은은하고 멋있다. 동양화 감상도 하고 좋은 글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 고맙게 읽었다. 애들한테 수시로 슬쩍 슬쩍 들이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