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프리카로 간 시계
아오야마 쿠니히코 지음, 방연실 옮김 / 청년사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성당에 신부님 뒤에 시계가 있다면 미사 시간이 경건할 수 있을까? 아마 절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모두 시계만 바라보고 있을 터이니... 시간에 맞추어서 살면 몸도 마음도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초보 엄마 시절에는 시계를 볼 여유도 없다. 아이가 자는 시간, 깨는 시간이 엄마가 움직이는 기준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큰 지금도 나를 움직이는 가장 큰 시계는 아이들이 학교 갈 시간,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다. 시계가 꼭 필요한 사람, 시계를 꼭 보아야 하는 시간도 있지만 가끔은 '시간이 언제 갔는지 모른다'는 말이 정겨울 때가 있다. 얼마나 시간이 빨리 가면 시간가는 줄도 몰랐을까... 맨날 그렇게 살았으면... 이 책에 나오는 시계... 도시 사람들의 시계 노릇하느라 힘들게 살았으니 이제는 정말 편하게 살면 좋겠다. 잘 되었다. 사바나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산다니... 시계야, 너 그동안 정말 수고했다... 내가 널 보러 갈 때까지 기다리렴... 아프리카 사바나의 모습을 그린 그림도 좋고, 도시에서 시계의 모습을 보여준 그림도 좋은 책이다. 책의 양쪽 편에 가득 펼쳐진 동물들의 모습이 정겹게 고맙게 예쁘게 느껴진다. 시계 소리에 놀라는 기린들의 모습도 제각각이다. 책의 양쪽 편에 가득찬 도시의 모습도 정겹고... 꼼꼼하게 그림을 그리신 작가분께 박수를 보낸다. 도시에 살던 시계가 뭔가를 손에 꽉 쥐고 있었다고 한다면 사바나로 간 시계는 손에 쥔 것을 놓아버린 편안한 모습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시계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밤바야 뽀끔바리"라고 외치는 심현섭 추장이 진짜 있는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