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의 할아버지가 평생 중국의 한 마을에서만 산 사람이었다면 루비가 이렇게 원하고 원하던 일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미국까지 가서, 살아돌아오기 어렵다는 황금산에 가서 부자가 되어 돌아온 할아버지라면 보통 사람이 아닐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 생각도 크고 넓은 할아버지의 손녀였기에 루비가 교육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할아버지가 왜 부인은 여럿을 두었을까? 대가족들과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었을까? 그거 한가지는 좀 이해가 안되네... 어쨌든 여자이지만 운명에 굴복하고 순종하는 모습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루비의 마음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이다. 본받을 만하다. 책의 앞부분에 (두번째 그림에) 가족의 단체 그림이 나오는데 몇 명인지 세어 보았다. 두 번 세어 보았는데 50명이다. 빨간 옷을 좋아하는 루비가 춘하추동 어떤 빨간 옷을 입었는지 나오는 족자 그림도 재미있다. 루비가 아마 중국의 여성운동의 선구자는 아니었을까? 대대로 아들을 대접하는 동양의 사상, 불합리한 것을 용감하게 말하는 루비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 책이다. 내 짧은 생각에는 루비 스스로는 중국 여자의 운명을 깰 방법을 찾아내지는 못했을 것 같다. 집안 어른들의 결정에 순종했을 것 같다. 그리곤 불행한 인생을 살았을 지도 모르지... 루비를 용감하고 훌륭한 여성으로 만들어 준 것은 할아버지라고 생각된다. 할아버지가 남녀 차별의 부당함을 깨닫고 여자의 지위를 높여주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루비의 소원을 들어준 할아버지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