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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따먹기 ㅣ 국시꼬랭이 동네 2
김품창 그림, 이춘희 글 / 사파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 걱정없이 이렇게 산과 들로 쏘다니며 소꼴 베고 소 먹이고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일 학교 수업을 위해 대학 진학을 위해 미래에 대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걱정없이 아이들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좋은 시절은 아마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의 노는 모습, 잃어버린 소를 찾기 위해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 시절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래는 마음이 들었다. 요즘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기에... 서울에서만 살던 내가 시댁에 처음 가서 낫을 보았을 때 나는 낫질을 내 몸앞에서 밖으로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낫은 칼날을 내 앞으로 해서 내 쪽으로 풀을 끌어 모으는 것이었다. 안에서 밖으로 내치는 칼이 아니라 내 앞쪽으로 끌어당기는 복스러운 낫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낫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 전에 내 기억 속의 낫은 김동인의 감자에서 복녀를 죽게 만든 무서운 흉기였는데 농사일에 쓰이는 낫을 보니 복을 끌어안으려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농기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낫을 가지고 놀이를 하는 것을 보며 옛날 생각이 떠올랐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