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암 2 - 만화로 보고 싶은 명작
정채봉 지음, 유병윤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크면서 한번도 부모 없는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았었다. 부모가 없는 내 사정을 알고는 오히려 부모없는 애 같지 않다, 가난한 집 애 같지 않게 밝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었다. 그 말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결혼을 하려고 했을 때, 결혼을 하고 나서 시어머니에게 그런 말이 들을 때는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부모가 없어서 외롭다는 생각을 해 볼 겨를도 없을 만큼 내게 잘 해주셨던 조부모님 욕을 먹이고 있다는 생각에 이를 악 물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개구진 아이들의 엄마가 자기 자식 편들며 길손이와 감이에게 막말을 할 때 난 너무 슬펐다. "이 여편네야, 저도 자식키우는 년이..." 라는 말 밖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스님이 엄마는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마음 속에 있는 엄마로는 현실에서 너무 외롭다. 길손이를 떼어 놓고 간 스님이 너무 미워서 아이들 몰래 한참 울었다. 감이가 나중에 비구승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아들을 돌보는 예쁘고 착한 비구승... 부모님의 고마움, 소중함, 형제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만화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우리집 아기들은 왜 아직도 싸우는 걸까? 이게 뭐니, 이게... 좋은 책 읽고도 정신 못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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