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않는 공주 이사벨라 세상의 빛깔들 12
실비아 론칼리아 지음, 크리스티아나 체레티 그림, 김홍래 옮김 / 서광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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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앞니 빠진 친구를 놀리는 구전 노래가 생각난다. 일단 앞니가 빠지면 어색하고 이상하고 발음이 새서 말하는 아이들도 쑥쓰러워한다. 젖니가 빠지고 다시 나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어서 웃지 않는 공주 이사벨라의 이야기가 재미있기는 했지만 내 마음에 그리 썩 좋지는 않다. 우선 말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앞니 네 개가 동시에 빠졌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번에 네 개가 흔들리다가 빠진다? 오히려 부러졌다고 표현했다면 수긍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마부의 아들 푸리오... 그가 임금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아비가 벌벌 떠는 사람앞에서 자식이 당당하기는 어려울 성 싶다. 나는 내가 어색하고 거북한 자리에는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두고 있다. 엄마가 어려워하고 불편해하는 자리라면 아이들도 편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자리에서 먹은 밥은 체하기도 쉽다. 아비가 오줌을 지릴 듯 벌벌 떠는 자리에서 자식이 당당하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공주의 부모가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당신 딸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빙그레 웃을 것 같다. 나도 가끔 아들 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딸 아이에게 '니 동생 왜 저러니? 누구 동생이니?'하는 농담을 하기 때문이다. 가족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느낀 점이 다를 성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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