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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오리 구지구지
천즈위엔 글 그림, 박지민 옮김 / 예림당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입양을 한 사실을 숨기기보다 처음부터 입양한 사실을 알려주고 가족의 소중한 일원이라고 알려준다고 한다. 나중에 아는 것보다는 미리 아는 것이 큰 상처를 입지 않게 해줄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악어가 자기의 가족을 보호한 것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엄마 은혜도 갚고 형재의 우애도 지켰으니까... 그런데 꼭 그렇게 동족인 악어를 죽음에 가깝게까지 몰아가야 했을까? 오리 입장에서 보면 악어가 나쁜 놈이지만 같은 동족을 그렇게까지 매몰차게 몰아내야 했을까? 구지구지가 낯선 악어 사회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울타리에 안주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동족을 무차별하게 내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리 가족을 지켜낸 악어를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는 한편 악어가 악어로 살기를 거부했다는 것도 아이들이 알고 넘어가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정체성을 찾는 것을 포기한 용감하지 않은 악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