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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직동 ㅣ 보림 창작 그림책
한성옥 그림, 김서정 글 / 보림 / 2003년 6월
평점 :
신문의 새 책 소개에서 이 책을 보고 꼭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좋아서 보고 있는 책을 뺏어간 아이의 말은 '이게 뭐냐, 사진도 아니고 그림도 아니고..'였다. 그럼 그렇지 네가 추억을 알 나이는 아니지.. 하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11살 딸아이와 세대차이를 느꼈다. 그래 맞다, 아직 자라나는 아이들이 볼 때는 추억이나 아련함, 그리움, 아쉬움같은 것은 모르겠지.. 게다가 내 아이들은 엄마,아빠 덕분에 8년째 한 동네에 살며 이사를 한 적이 없으니... 이 책을 읽으며 내게도 어린 시절을 보냈던 서울 천호동이 생각났다. 그 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까지 살다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그 후로는 집을 점점 줄여서 이사를 다니고 셋방살이를 했기에, 내게 있어서 내 집이라고 느껴지는 곳은 그 집 하나뿐이기에... 소중하게 느껴진다. 몇 년 전 서울에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그 부근을 지나게 되었는데 내 집은 볼 수 없었지만 지금도 있는 큰 공장을 보며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 그냥 그립고 그냥 좋고 그냥 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 내게도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리며 이 책을 읽었다. 내 아이가 이 책을 보며 '엄마, 우리 옛날에 살었던 동네..''하는 말을 할 때까지 책꽂이 한 쪽에 가만히 꽂아둘 참이다. 가끔 나만 살짝 살짝 쳐다보며 옛 추억에 잠겨야지...코 끝이 찡해지는 아련함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