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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와 구렁색시
김순이 지음, 유현성 그림 / 여우고개 / 2007년 7월
평점 :
요 근래, 이 옛 이야기와 인연이 많습니다. 며칠 간격으로 똑같은 옛 이야기를 세 권의 다른 책으로 만났거든요. 주니어 김영사의 <오동나무 신령이 도와 준 소년>도 그 중의 하나였습니다. 제가 읽은 책들에서 구렁색시는 지네로도 나오고, 구렁이로도 나옵니다. 같은 이야기르 세 편의 다른 글로 읽으니까 좋지는 한데, 비교도 됩니다.
이 책은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은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은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이 어렵지도 않고 그림도 재미있거든요. 구렁이와 지네가 싸움을 하는 <용호상박>의 장면도 재미있구요.
이 옛날 이야기의 장점은 선비가 아내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 아닐까요? 아내의 본모습이 어떻든 자기의 아내이니까, 사랑하니까 자기가 죽을 지도 모르는데 침을 뱉지 않잖아요. 믿음과 사랑이 소중한 것이라는 것, 믿음과 사랑이 좋은 결말을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이 책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데요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21세기적인 내용이 들어있다고 하는데요,
첫째는 양성평등, 가사분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네요. 남편이 마루를 닦는 모습, 장을 대신 봐주는 모습들이 그렇다고 하네요.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럴 듯 하네요.
독서지도사 선생님들이 양성 평등의 한 모습을 설명하기 좋은 책이네요. ^^ (필요성이 있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절대 그럴 수가 없다는 것도 애들이 꼭 알고는 있어야 겠지요. ^^
두번째는 구렁이와 지네의 대결이 해피앤딩으로 끝났다는 것입니다. 한 쪽은 이기고, 한 쪽은 지거나, 혹은 이긴 쪽은 살고, 진 쪽은 죽은 게 아니라 서로 좋은 것을 가졌다는 것이지요.
구렁이 색시는 인간이 되어 신랑과 사는 길을 택했고, 지네는 용이 되어 하늘로 날아갔다고 하네요.
아내는 지네 영감님이라는 존칭도 씁니다.
근데요, 죽기 살기로 싸워 놓고는 각자 좋은 길로 갔다니 결말이 좀 이상하지요?
이 책, 그냥 부담없이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구렁이 색시 이야기를 알고 넘어가기에는 좋네요.
그러나 이 책 가지고는 50% 부족합니다. 다른 책을 더 읽으셔야 할 것 같아요. 이왕이면 주니어 김영사의 <오동나무 신령이 도와 준 소년> 이야기 속의 구렁이 색시 이야기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비교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