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서류 봉투를 든 변호사가 제일 먼저 들어왔다. 그는 내가 모르는 그 난장이의 부인에게로 다가가 몇 마디 말을 하고 손을 잡아 주었다. 부인이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변호사는방청석을 한 번 돌아본 다음 법대 아래 바른쪽 그의 자리로 가 앉았다. 안경을 쓴 젊은변호사였다. 그는 방청인들이 자기에게 호의와 존경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믿는 모양이었다. 그를 보는 순간 나의 속 밑바닥에서부터 부글부글 울화가 끓어올랐다. 중죄 재판에 변호인이 끼어들어 죄인을 싸고도는 법 제도를 왜 그대로 두고 있는지 나는 알 수가없었다. 그는 처음부터 숙부 살해범에게 죄가 없는 것처럼 감싸면서 사건 성격을 아주바꾸어 버리려고 했다. 담당 검사가 사태 파악을 잘못했더라면 그의 음모에 휘말려 들뻔했다. 검사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공익을 대표할 자질을 완전히 갖춘 사람으로 인상과옷차림까지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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