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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눈물 - 아사히신문사 40년 베테랑 기자의 아프리카 희망 보고서
마쓰모토 진이치 지음, 김숙이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10년 11월
평점 :
짐바브웨:
아프리카 중남부에 있는 공화국. 북쪽은 잠비아, 동쪽은 모잠비크, 남쪽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서쪽은 보츠와나와 면해 있다. 1980년 영국에서 독립하였으며, 국토의 대부분이 고원으로, 금ㆍ석탄ㆍ구리 따위의 광물이 풍부하고 담배ㆍ목화ㆍ옥수수 따위를 재배한다. 주민은 반투계(Bantu系) 흑인이고 주요 언어는 영어이다. 수도는 하라레, 면적은 39만 ㎢.
이 책은 아프리카의 부정부패한 정치로 인한 참혹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통치자가 국가와 국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매우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실은, 이 책을 읽기전엔 단순히 아프리카의 빈곤과 열악한 교육환경정도의 이야기가 나오겠지하는 짐작도 했었습니다. 얼마전 읽은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라는 책을 읽었기에 아마도 두 책의 내용이 비슷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마쓰모토 진이치는 아사히신문사 40년 베테랑 기자로 활동하면서 30년동안이나 아프리카를 취재하고 기사를 썼던 사람으로서 감성을 자극하거나 쓸데없는 미사어구보다는 아프리카의 정치상황에 대해서 명확히 알려주고, 그로인한 아프리카 국민들이 어떠한 고통을 받고 있는지, 통치자(정부)도 버린 아프리카를 살리기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하는 아프리카인들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중반쯤 읽으면서 아프리카에 대해 기본적인 상식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리에 약한 저로서는 네이버 지도를 뒤져서 짐바브웨가 어딨는지를 찾아야 했고, 짐바브웨 인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무가베 정권과 남아공대통령 주마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죠.
1980년에 독립한 남부아프리카의 짐바브웨는 농업 기반은 거의 완벽했고, 대구모 공업도시가 있고, 노동력 수준도 높았습니다. 광물자원이 풍부하고 철도운행기술도 높았으니 모잠비크나 앙골라에 비하면 그야말로 천국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짐바브웨는 지옥과 같은 현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급등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국민들은 도저히 생활을 연명해 갈 수도 없게 되었고 굶어죽거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몰래 빠져나가는 인구가 1/4 나 달했습니다. 계란 3개를 사려면 1000억달러를 줘야했으니 상상이 가시나요? 계란 세 개를 사려고 돈다발을 한아름 짊어지고 가야하는 모습을요.
무가베 정권은 인플레이션 해결방법으로 모둔 물가를 절반으로 내렸습니다. 이로인해 상점들은 더 이상 물건을 팔지 않게되었고 암거래를 통해서 물건을 살 수 있었죠. 하지만 물가조정은 오히려 물건값을 더욱 치솟게 만들었습니다.
90년대 중반부터 무가베가 부패했다는 소문이 돌자 정부는 화살을 피하기 위해 백인 농장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백인농장이 토지를 소유해서 국가의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정부에서 강제로 백인농장주를 내쫓고 땅을 빼앗았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던 짐바브웨 노동자도 일자리를 잃고 말았죠.
정부는 땅을 팔아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식량을 재배하지 않으니 먹을 음식이 부족하게 된것입니다.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들은 일반인들보다 더욱 낮은 월급을 받거나 그나마도 몇 개월씩 지급받지 못해 경찰을 그만두게 되었고 나라의 치안은 점점 바닥을 향해갔죠.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해외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학교가 있어도 연필과 노트를 살 돈이 없는 집안의 아이들은 거리로 나가 강도와 마약밀거래에 가담하게 되어 슬럼가를 형성하게됩니다.
정부는 이러한 현실에도 자신들의 주머니만 계속해서 채우게 되죠.
국제 NGO단체에서 들어오는 지원금마저도 정부의 손으로 들어갑니다.
농업활동을 지원하고 도와주는 농사보급원 교육에 대해서도 정부가 소홀하게 대하자 농업또한 파괴가 되었습니다. 주로 백인 기술 관료들이 농사보급원들을 교육시키고 이들은 가뭄에 대비해 농작물씨앗들을 각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언제 씨앗을 심으라는등의 정보를 전달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백인들을 소외시키자 모두 떠나가버려 더 이상 보급원들을 교육시킬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지방의 실업자와 모잠비크, 짐바브웨의 불법이주자들이 요하네스버그로 유입되면서 범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되었습니다.
정권을 잡고있는 ANC는 흑인 빈곤층의 생활 향상을 위해 ‘부흥개발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저자에 의하면 100만 호의 주택건설, 250만 명의 고용창설, 10년간의 무료 의무교육등이 주요 골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관계부처의 무관심과 미숙한 행정으로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저자가 경찰들과 함께 순찰을 돌면서 경찰이 그에게 한 말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인구의 3배나 되는 총이 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정권은 부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NC간부조차도 빈곤층을 위해 마련한 주택건설용토지를 몰래 사들인 다음, 시에서 대지 구입가격을 높게 책정하도록 공작을 꾸민일이 발각되기도 했습니다.
제이컵주마는 무기거래와 관련해서 프랑스 기업에서 부정한 돈을 받았던 일이 발각되었죠.
정부는 아프리카 국민들을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합니다.
NGO단체는 “자신들이 준 돈으로 호화상품을 사지말라”라고 발언했습니다.
이렇게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땅에 그래도 희망을 안고 자발적으로 주민들이 일어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지 돈만전달받는 구호보다는 자신들의 주체가 되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여 주민들이 함께 잘 살려고 노력합니다.
짐바브웨이서는 지역농업NGO인 ‘지방농천발전협력기구 이하 ORAP'가 주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드립식 관개 시설 농사법을 전수해준 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새로운 농사법을 배우고 실천합니다. 좀더 많은 사람이 재배하면 농산품수량이 늘어나고 중개업자도 안정된 농산품을 얻을 수 있으니 좋아하게 되고, 이렇다보니 고정된 수입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모은 돈으로 더 큰 수로를 짓게되는 식입니다.
ORAP는 선지국 주도가 아니라 짐바브웨 현지인들의 지역 NGO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원조는 2년정도후면 그곳을 떠나게 되고 결국 그 마을은 예전의 빈곤했던 시절로 돌아가게 되지만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주체자가 되면 번창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길, ORAP가 앞장서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의 스스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이렇게 하고 싶다는 방침을 정하며 그때서야 움직여줍니다. 소를 기르고 이는 마을에서 소를 늘리고 싶으니 저수탑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들어옵니다. ORAP측은 3만달러가 필요하다는 말만하고 돌아옵니다. 그러면 주민들은 다함께 모여 3만달러를 어찌 모을지 의논하고 해결책을 냅니다.
우유도 팔아보고 아낙네들은 아동복을 만들어 팝니다. 매일 수입을 내보고 이정도면 3만달러를 빌려서 3년안에갚을 수 있겠다 싶다고 하면 그제서야 ORAP스태프가 도와줍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예전 교수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복지라는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것입니다. 정말 맞는 말이구나 싶었습니다. 누가와서 돈을 주는 식의 원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그들이 주인이 되면 땅도, 시설도 더욱 아끼게 됩니다.
지금 아프리카에서는 이러한 자발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를 믿고 있는 것보다 당신들의 스스로 움직이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들을 자발적 피스메이커 라고 하더군요.
딱 맞는 말입니다.
희망을 희망으로 두는게 아니라 눈앞에 보여지고 손에 쥐어줄 수 있는 것으로 만들때 비로소 진정한 희망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