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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맨몸의 그대여 1 ㅣ 맨몸의 그대여 1
최정선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8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강스포주의. 추리를 강조해서 모르고 보는게 더 재밌습니다.)
의문스러운 소개글에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서 봤는데 처음부터 폭발사고에 휘말리더니 알수 없는 상황에서 이어지는 스토리는 어리둥절한 여주인공의 심리에 따라 같이 이게 뭐지 하면서 보게 됐습니다. 갑자기 왠 사모님이야 하는 여주와 같이 어리둥절해하면서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따져가면서 보게 됐습니다.
난 '나'인데 주변 인물들은 내가 '나'가 아니라 정채호 라는 뉴스에서 얼굴만 보던 이의 부인이라고 하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주변인물들의 말까지 있다보니 여주의 문제인가 아니면 다른 이의 음모인가를 생각하면서 단서들을 찾아가는 스토리가 몰입도를 높여줬습니다. 의사가 말하는 3일, 3개월, 3년은 무엇을 말하는가.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는 상황은 또 무엇인가, 그리고 그녀가 잊은 3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가의 의문을 뒤로하며 여주에 몰입해서 재밌었습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모른채, 같이 어리둥절한 여주에 의지해 단서들을 찾아가려니 어느 것이 맞는지 알수도 없고, 여주가 맞게 알고 있는지조차 의문으로 다가오는터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보게 됐습니다. 결혼식도 생략하고 사진도 없고 오직 사람들의 주장에 의해서만 남편으로 등장하는 인물도 의문스럽고 그녀가 먹는 약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대사는 하나하나가 어찌 그렇게 의심이 되는지 무엇하나 믿을 수 없어 태평스러운 여주에 비해 읽는 저로서는 어느 하나 믿을 수가 없어서 오히려 더 긴장됐어요. 물론 여주는 그런 긴장감 따위 없이 그런 상황에서 너무 태평하고 평온하게 일상을 보내서 어이없었지만요.
이런 상황에 대해 느끼는 긴장감도 남주 시점의 짧막한 단문에 와장창 무너졌습니다. 잠깐 나온 형님의 광기, 죽은 누나,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되는 여주, CCTV 감시 등 힌트를 왕창 들이붓고 사라지는 남주의 모습에 김장감이 푸시시 날아갔습니다. 남편이 아니고 뭔가 음모가 있는 것 같긴 했지만 그걸 이렇게 초반부터 직접적으로 보여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 솔직히 이 부분은 차라리 뒷 부분에서 나오는게 더 긴장감이 고조되서 좋았을 것 같아요. 너무 처음부터 대놓고 여주가 의심하는 그게 맞다고 보여줘서 김장감이 무너졌어요. 아무래도 의심가는 인물 투성이인 장소에서 남주에 대한 설명을 위해 등장했던 장면 갖기는 한데 너무 일렀어요.)
여주는 집 안에 갇혀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남주는 그런 여주가 의문을 가지면 짠하고 등장하는 모습으로 나와서인지 남주 없을 때의 단서들을 찾아가는 모습과 남주가 등장한 이후 느껴지는 약간의 달달한 연애느낌과 여주가 느끼는 의문들을 맞게 흘리는 단서들을 찾아가는 위주로 흘러가는 스토리가 끊임없이 여주에게 의문들을 찾아내라고 자극하고 있어서 강제로 수사에 참여해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시종일관 달콤하고 친절하지만 위화감을 안고 있는 남주의 모습과 꿈을 통해 과거인가 싶은 기억들을 떠올리는 여주의 상황들은 과거의 행적이 궁금해서 계속 보게 만들어서 여주가 단서라도 하나 더 찾았으면 하고 응원하게 됐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마다 죄다 의문을 하나씩 달고 나오다보니 추리하는 재미가 있기는 했지만 워낙 여주가 아무것도 모르고 주변인들은 아는 상황의 연속이라 답답한 면이 있었습니다. 뭔가 속시원하게 밝혀 졌으면 좋겠는데 나올듯 말듯 안나오는가 싶으면 단서를 하나씩 툭툭 던져줘서 계속 보게 되네요. '병원', '미치지 않았어를 외치는 과거의 자신', '정태호' 라는 키워드들이 가리키는 의문이 속시원히 밝혀지려면 2권 봐야겠습니다. 정태호가 누나를 죽이고 불을 질러 폭발사고를 냈는데 왜 온갖 고난은 여주의 몫인가. 뒤에 짧게 나오는 남주 시점의 이야기는 그에 대해 어느정도 의문점을 해소해주긴 하지만 고뇌하는 남주의 시점에 맞춰져서 그런지 인간으로써 느끼는 죄책감인가 싶어서 여주에 대한 사랑은 잘 모르겠고 여주가 어떤 고생을 했는지도 어렴풋하게 밖에 안 보여줘서 이 소설이 로맨스 소설이기 보다 추리느낌을 강조한 소설이라는데 한표를 더해 주네요. 추리소설이라고 보기에는 단서를 너무 강제로 보여줘서 아쉬웠지만요. 이건 뭐 단서들을 흘리는게 아니라 강제로 눈앞에 갖다 두고 보여주면서 강조하는 느낌이라 단서롤 기본으로 과거를 추리하기에는 아쉬웠어요.
1권에서는 남여 주인공의 로맨스보다 여주인공이 처한 의문스러운 상황에 대한 단서들과 남주가 흘리는 단서들을 모아 상황을 파악하고 여주의 사연을 추리하는 재미로 봤습니다. 2권에서는 과연 CCTV 감시로 뒤덮인 저택에서 빠져나와 NY그룹과 정태호로부터 도망쳐 자신의 인생을 찾게 될지 궁금하고 본격적인 로맨스는 나온긴 하는가 하는 의문도 해결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