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 가면 토끼곰 치치의 꿈꾸는 여행
사라 코우리 지음, 황세림 옮김 / 해와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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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그림, 기발하고도 따뜻한 상상력.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행복한 기억으로 아로새겨질 그림책.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절로 엄마/아빠 미소를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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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그래픽노블
머라이어 마스든 지음, 브레나 섬러 그림, 황세림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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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도록 아름다운 색감. 하야오 버전에 익숙할수록 언뜻 낯설게 다가오는 앤과 애번리 사람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연스레 동화되며 이 세계에 깊이 몰입하게 된다. 빨강머리 앤의 추억을 되살리며 새로운 감성으로 마주할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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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비꽃 세계 고전문학 9
조지 오웰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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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꼭 한 번쯤 읽어보아야 할 고전. 다양한 인간 군상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동물들과 혁명의 성쇠를 함께하며 나의 삶과 우리네 현실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게 된다. 담백하고 힘찬 원문의 느낌을 간결하고 명쾌한 문장으로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번역의 힘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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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비꽃 세계 고전문학 9
조지 오웰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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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읽은 《동물농장》을 다시 읽었다.

10대 시절에 볼 때와는 느낌이 또 달랐다.

머리가 큰 탓이 적지 않겠지만, 번역 덕도 상당하다.


비꽃에서 출간한 《동물농장》은 책소개에 언급된 대로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어 어법에 합당한 번역”을 보여준다.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된 번역서 가운데서도

원 텍스트 고유의 결과 느낌을 잘 살린 번역서랄까.


일례로, 작품 초반에 나이 많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이 농장 동물을 상대로 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대목을 보면, 원 텍스트의 간결한 리듬감이 한눈에 쉽게 전해진다. (여타의 번역서에서 같은 대목을 찾아 비교해 보면 이 번역서의 미덕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은 만드는 것 하나 없이 소비만 하는 유일한 존재요. 인간은 우유도 못 만들고, 인간은 알도 못 낳고, 인간은 힘이 없어서 쟁기도 못 끌고, 인간은 토끼를 잡을 만큼 빨리 달릴 수도 없소. 그런데도 모든 동물을 지배하오. 인간은 동물을 부려 먹고, 인간은 동물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만 먹을 걸 돌려주고, 나머지는 자기네가 전부 가져가오.” (11쪽)


“Man is the only creature that consumes without producing. He does not give milk, he does not lays eggs, he is too weak to pull the plough, he cannot run fast enough to catch rabbits. Yet he is lord of all the animals. He sets them to work, he gives back to them the bare minimum that will prevent them from starving, and the rest he keeps for himself."


담백하고 힘찬 원문의 느낌을 간결하고 명쾌한 문장으로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번역 덕분에, 모처럼, 원문과 번역문의 거리에서 빚어지는 껄끄러움 없이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동물을 착취하고 제 배만 불리는 악덕 농장주를 쫓아내고 새로운 사회 건설을 꿈꾸었던 농장 동물들. 그러나 처음의 이상은 퇴색, 왜곡되고, 혁명의 꿈은 독재 신화로 탈바꿈한다.


농장 동물들에게 혁명의 이상을 고취하는 수퇘지 메이저 영감, 혁명 이후 장밋빛 미래를 낙관하며 빼어난 연설 솜씨로 동물들을 선동하는 눈뭉치, 적당한 때를 틈타 권력을 장악하고 독재체제를 구축하는 나폴레옹과 돼지들, 독재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하는 꽥꽥이와 독재자 나폴레옹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양들, 지도자 나폴레옹을 믿고 따르며 혁명의 대의를 위해 성실히 복무하는 충직한 복서, 혁명의 이상이 변질되고 왜곡된 현실에 이따금 의문을 느끼면서도 어영부영 일상에 복귀하는 클로버, 부당한 현실을 간파하면서도 침묵을 지키는 당나귀 벤자민…….


다양한 인간 군상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동물들과 혁명의 성쇠를 함께하며 그 끝에서 실패한 이상 사회의 추악한 단면을 마주하는 순간, 텁텁하고도 씁쓸한 뒷맛을 곱씹게 된다.


《동물농장》은 소비에트 혁명의 실패와 스탈린 시대를 동물농장에 빗대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그 문제의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촛불의 염원은 큰 성과를 빚어냈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지속적인 관심과 고민, 냉철한 문제의식, 비판적인 성찰과 모색이 따르지 않는 한, 꿈과 이상은 어느 틈에 휘발되고 집단적인 광기와 포퓰리즘의 회오리 속에서 제2, 제3의 나폴레옹이 득세하게 될 수도 있을 터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나는 어떤 걸음을 걷고 있는가. 복서와 클로버처럼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결여한 채 일상의 과제를 묵묵히 수행하는 데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가. 또는 벤자민처럼 현실의 부조리를 간파하면서도 냉소와 패배주의의 감옥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또는 양들처럼 특정한 세력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건전한 비판과 대화,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을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하진 않는가.


《동물농장》은 이 같은 의문을 일깨우며 나와 사회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고전이다. 다시 읽어도 그 힘은 여전하다. 아니, 어쩌면 더 크다고 해야 할까. 여러 번역본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이 번역본을 추천하고 싶다. 원작의 정수를 명료한 우리말로 마주하며 끝까지 거침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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