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의 힘, 듣기의 힘
다치바나 다카시.가와이 하야오.다니카와 순타로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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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읽기, 독서법 등에 관련해 궁금증이 많았고,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통해 다치바나 다카시에게 푹 빠져서 고민도 안하고 이 책을 구입하였다.
책 제목이 "읽기의 힘 듣기의 힘" 이라 처음에 구입했을 때는 단순히 독서법과 경청에 관련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완전히 착각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일본 최고의 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 일본을 대표하는 심리학자이자 임상요법가인 가와이 하야오, 일본 현대시의 개척자로 평가 받는 시인이자 원로 예술가인 다니카와 순타로 이렇게 3명이 나온다.
각각 강연과 3명이 함께 심포지엄 한 이야기로 책은 구성이 되어 있다.

책을 읽고나서 읽기의 영역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얼마나 깊이가 있는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를 들면 역사를 읽고 로마나 그리스에 대해 알았다고 생각해보자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라고 말한다. 진짜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읽어내는 일'이 필요하며, '읽어 내기' 위해서는 언어의 감춰진 부분, 즉 배후를 읽어야 한다고 한다.

읽기 부분에서는 언어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문자가 생김으로 해서 인류는 크게 발전을 했지만 문자가 있어 마음의 움직임을 한정짓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산이라는 문자가 생기면 마치 산을 다 알았다는 듯이 생각합니다. 이 산이나 저 산이나 모두 같은 산이라는 개념을 낳습니다. 진보를 이루는 만큼 감성은 퇴화하는 것입니다. 산 하나하나를 보면서 느끼는 감성을 상실하고 맙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가 모두 다른 물체임에도 불구하고 한 단어로 획일화 하여 감성이 그것을 느끼는 감성이 퇴화한다는 말이다.

읽다라는 뜻을 사전에 찾아보니 책을 읽다, 읽은글의 뜻을 헤아리다. 그림이나 소리가 뜻하는 내용이나 뜻을 헤아리다. 어떤 대상의 성격을 이해한다. 어떠한 상황이나 사태의 특성을 이해하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채다. 바둑 등의 상대의 수를 짐작한다. 등의 머리속에 입력되는 것을 모두 읽는다고 할 수 있다

평소에 잘 몰랐던 아니 알고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던 읽기가 이렇게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듣는것도 읽기보단 범위가 작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흔히 우리들은 말하고 쓰기인 출력을 중시하지만 이전에 입력인 읽기와 듣기로 깊히 이해한다면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책 분량이 작아 금방 읽을 수 있었지만 내용은 결코 작은 분량이 아니고 더불어 평소에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잘 일깨워 준다.

마지막으로 책에 관한 시로 마무리를 지어야 겠다
아래의 시를 읽어보시고 글만 읽지 말고 행간과 여백의 느낌을 느껴보시라

재가 되는 기쁨

비탈길 아래 사거리에서
분리수거된 쓰레기가 비에 젖는다

어제까지만 해도 책이었던 것이
지금은 비에 젖은 종이 덩어리

방금 전까지 활자였건 것이
지금은 의미 없는 그저 검은 얼룩

그러나 책은 기억한다
처름 펼쳐지던 순간의 두근거림

페이지라는 밭에 뿌려진 씨앗이
소녀의 마음속에 가만히 싹트기 시작한 순간

책은 자신이 언젠가 재가 되어
영혼의 열매를 맺는 양분이 되리라는 것을

담담한 체념과 기쁨 속에
예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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