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 - 달러의 흐름으로 보는 세계 경제의 작동원리
다르시니 데이비드 지음, 박선령 옮김 / 센시오 / 202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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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는 책,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은 경제서 같지 않은 표지로 시선을 끕니다.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책 느낌이 나서 가볍게 지루하지 않게 읽기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과연 제가 가졌던 책의 첫 느낌이 맞을까요?


책 제목도 참 재미있어요.
1달러로 세계 여행을 다닌다는 건지, 1달러가 세계 경제 여행을 다닌다는건지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그 '1달러'가 도대체 어떤 의미이고, 어떤 영향을 우리에게 주는 지 책 내용을 살펴 봅니다.
참 이책은 총 282p로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p36
더 노골적인 방법은 국가가 나서서 환율을 조정하는 것이다. 통화 가치가 낮을수록 제품 가격은 내려가기 때문에, 수출이 잘 된다. 중국은 누차 이런 행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p37
한 국가가 자국의 안보를 유지하려면 식량, 식수, 무기 등은 자력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분야를 '전략' 산업이라고 일컫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업종을 사수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철강을 전락 산업에 포함시킨다.


p61
통화 가치를 일정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자국의 통화를 절하해 경쟁우위를 빼앗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확실성과 안정성을 보장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이나 소비자나, 매장에서 판매될 제품의 가격이 얼마일지 정확히 안다. 앞으로도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투자와 소비 가능성이 높아진다.


p62
환율이 올라 가는 건 기업 입장에선 희소식이지만, 가계 경제에는 불리하다.


p87
달러를 투자 받는 대가에는 수익뿐 아니라 권력에 대한 굴복이 포함된다. 세계적인 자금 이동 흐름을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소유와 경제적 통제권의 이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나이지리아에 투자한다는 것은 단순한 철도 건설시장 공략 이상이다. 이는 중국의 뉴 실크로드 플랜의 핵심이다. 철도누 인프라일 뿐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간의 긴밀한 무역이다. 중국은 나이지리아에 철도를 건설함으로써 단기적인 수익뿐 아니라 장기적인 혜택을 얻고자 한다.


p123
그렇다면 인도는 중국을 대체해 월마트의 새로운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아직 그것은 요원해 보인다. 성장 단계를 건너뛴 데 따른 혹독한 시련이 아직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창고, 도로, 학교 등 아주 평범한 기초 시설조차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로 인해 논에서 지배한 쌀이나 히르야나에서 만든 가전제품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달러의 액수가 줄어든다.


p145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모노컬처 경제에서는 석유 산업의 수혜를 받는 극소수와 나머지 대다수 간의 수입 격차로 불평등이 뚜렷하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분배와 형평이 자리 잡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떨어지면 소득이 줄고 실업이 늘어 사회 불안이 극심해진다. 2014년 유가 하락으로 심각한 경제 혼란과 식량 폭동이 발생한 베네수엘라 역시 그런 케이스다.


p166
2014년 다시 루블화 폭락 사태가 찾아왔을 때, 사람들은 1998년의 악몽을 떠올리며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치를 떨었다. 2013년부터 러시아 중앙은행장을 맡았던 엘비라 나비울리나가 이 대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다. 엘비나는 '푸틴의 오른팔'로 유명하다. 즉각적으로 환율 전투에 참전한 그녀는 루블화의 가치와 러시아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조금은 위험한 조치들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이 첫 번째 조치였다. 투자자들이 루블화 계좌를 유지하는 게 더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상업은행들이 루블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달러 투자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조치도 발동했다. 또 하나의 급진적 조치도 병행했다. 루블 환율을 시장의 흐름에 맡긴 것이다.


p195
각국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무기로 경제를 미세 조정한다. 유로화가 도입될 당시, 유럽중앙은행은 높은 실업률 때문에 경기부양이 절실했던 독일의 이해를 바탕으로 금리를 책정했다. 금리 인하로 독일에서는 시중 자금이 풍부해지고 소득이 늘었으며 저축보다 소비 성향이 강해졌다.


p199
우리는 유로 실험을 통해 뭘 배웠을까?흥미롭게도 유럽에서 재정적, 정치적으로 독일이 가장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비유하자면 업힌 쪽보다 업은 쪽이 더 이익이 되는 희한한 계산법이다. 같은 EU 울타리 안에서 살지만, 그리스 아테네의 빈곤한 가정보다 독일 베를린의 아파트 소유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지도 모른다.


p235
과대평가되어 있지만 실상 그 본질을 거의 알 수 없는 파생상품, 그리고 미국인들의 대출과 소비 습관이 복잡한 거미줄처럼 뒤얽혀 층층이 쌓이면서 위기가 촉발되었고,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애초에 리스크를 방어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하지만 어느새 더 많은 리스크를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기의 수단이 되어버렸다. 리먼 브라더스는 파산했다. 살리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p238
영국 경제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영국이 장차 나아질지 나빠질지는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 다만 시장과 기관들이 아는 건, 앞으로 수백 개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므로 힘겨운 논의와 합의를 통해 타결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투표가 안겨준 결과 중 확실한 게 하나 있다면, 바로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






'1달러'는 상징성을 갖는 단어라는 것을 이 책의 몇 챕터만 읽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책 제목처럼 정말 '1달러'가 세계 경제를 휘젓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세계 경제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얽히고 섥혀 있는지 풀어가는 스토리가 흥미로웠어요. 가끔 왜 내용이 산으로 가는 거지? 라며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작가가 가진 방대하고 수준 높은 경제 지식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경제, 특히 세계 경제에 관한 내용이 얼마나 재미있겠어요. 저는 그래요. 그래도 모르는 것 보단 조금이라도 알고 싶고, 안 읽는 것보단 읽는 것이 스스로에게 덜 미안해서 책이든 기사든 읽거든요. 수준 높은 경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내용이 어려워지면 읽기 싫어요.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니 짜증나고 재미없어요. 내가 모르는 내용이라도 글이 읽히면 그래도 참고 읽습니다.
이 책이 그렇더라구요. 읽힙니다. 가독성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각 나라가 처한 경제 상황을 알 수 있게끔 작가가 풀어놓았어요.
이 책에 등장하는 나라는 모두 8개국지만, 각각의 국가에 연결된 여러 국가들의 이야기가 함께 나옵니다. 그래서 꼭 세계 경제사와 세계사를 함께 읽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경제는 무조건 어렵다라는 분들은, 이 책을 경제서로 생각하지 않고 읽으면 더 잘 읽힐 것 같아요. 실제로도 여러국가들의 스토리가 나오기때문에 소설처럼 흥미롭게 읽히거든요.
세계 곳곳을 돌고 도는 '1달러'를 상상해보면서 이 책의 내용을 상기시키다보면 심오한 세계 경제사도 어렵지않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경제서이지만 어렵지도, 따분하지도 않은 내용으로 흥미롭게 경제에 관한 책을 읽고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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