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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동네 언니와 여자탐구
책의 두께가 상당하다는 것만 빼면 책은 대체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이루어져있다.
다만 내용이 쉽다는 것은 아니다.
여자 예찬으로 느껴지기도 한 김진애의 여자의 독서.
물론, 책을 읽는 여자는 섹시하다, 책 읽는 남자도 섹시하지만.
여자 작가들의 책을 통해서 성장하고 사고하고 해법을 얻는 저자의 독서 이야기가 가득한 책.
여자의 독서는 남자의 독서보다 충분히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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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간은 살아 있어야 하기에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필멸의 존재이기에 불멸을 꿈꾸며 '작업'을 한다. 인간은 홀로 살 수 없고 타인들과 살아야 하기에 말로 소통해야 하며 그것이 곧 의미 있는 '행위(정치)'가 된다. 더 나아가 아렌트의 메시지를 해석하자면 '인간에게도 노동을 빼앗는 것은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을 귀히 여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며, 불멸을 꿈꾸는 작업이 인간의 삶과 삶의 공간을 파괴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정치적으로 전체주의가 발호하지 않도록 사람들 간에 말로 소통하는 정치 행위를 보장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라 -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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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또한 전방위적인 독서를 한다.
책을 읽고 배우고 즐거움을 얻을 뿐 아니라 비판적인 사고와 글을 쓰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녀의 독서법, 책을 대하는 자세와 시선이 나와 다르기에
그런 점에서 그녀의 책을 읽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나의 조그마한 책장에도 여자 책보다는 남자들이 쓴 책이 즐비하다.
들어보고 기억하고 읽어본 작가의 책도 있지만 대부분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 많았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활기참에 나 또한 힘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그 정도로 저자가 얼마나 이 책 속의 저자들을 좋아하는지 느껴져온다.
몹시 행진곡을 연주하듯 진취적인 힘있는 문체다.
저자를 사이에 두고 작가를 만나는 것은 꽤 두근대는 소개팅 같다.
여자는 원래 여자가 봐야 정확한거라고... ㅎㅎㅎ
여러 여인들을 인상깊게 읽었지만,
나혜석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라서 더 다가왔던 것 같다.
 | 내 몸이 불꽃으로 타올라 한 줌 재가 될지언정 언젠가 먼 훗날 나의 피와 외침이 이 땅에 뿌려져 우리 후손 여성들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인습과 편견에 맞서다 - 이혼고백서 나혜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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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석 언니, 좀 더 진취적으로 살아 볼게요.
하지만 단점이 있다.
스포일러가 있다는 점!
영화로 치면 거의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야!
(안타깝게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의 스포가 대거 도사리고 있다.
물론 설명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맞아, 이 책 읽고 싶었던 건데... 으응?! 줄거리를 다 알아버렸네.'
이런 순간이 오니 잠시 이걸... 띄엄띄엄 읽어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ㅎㅎㅎ
결말로 향해가는 독자의 탐닉을 방해할 수 있겠으나,
결말을 알고도 명작은 명작이다.
집에 쌓아놓은 책을 보고 오늘도 나는 무얼 먼저 읽어야 하나 생각한다.
책 읽어서 섹시해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고의 유연함을 위해 좋은 책을 소개받는 느낌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저자가 시종일관 씩씩해서 덩달아 씩씩해지는 책이라는 말도 꼭 하고 싶다.
여자는, 사람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한다.
오늘 또, 읽고 싶은 책의 리스트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