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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평점 :
누군가에게 꽃이 될 수 있다면,,
수녀님의 이름을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거다.
나도 알고는 있었지만, 나에게 가장 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은 '부활'에 '친구야 너는 아니' 라는 노래 때문이었다.
내가 정말로 너무나 힘들었던 작년 어느 날,
MP3에 있는 노래 중에 그저 새 노래를 듣고 싶어서 선곡했었는데,
이 노래 가사에 단숨에 눈물이 났었던 추억.
그 후에 알 게 되었지만,
그 노래는 이해인 수녀님의 '꽃이 되는 건' 에 김태원님이 곡을 입힌 노래였다.
그 후에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깊게 받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해인 수녀님을 만나고 나면,
내가 누구를 믿는 것과는 별게로 참 마음이 따뜻해 진다.
나는 종교에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누구를 무엇을 믿고 따르냐는 개인의 선택이다.
그저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잘 사는 법, 올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수녀님이 성직자라던가, 시인이라던가,
그것과는 조금 다르게, 말그대로 소소한 수녀님의 하루 하루를 담은 산문집이다.
수녀라는 신분을 배제하였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리고 소녀같은 수녀님의 감성이 잘 드러나 있다.
나에게는
처음 故박완서님의 글을 봤을 때 부터 뭉클해짐을 느끼고,
결국 마지막에는 눈물이 나는 산문집이었다.
내가 눈물지었던 이유는 마지막 장의 '추모일기' 때문이다.
내가 존경하는 작가 따뜻한 故 피천득님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나, 故김수환 추기경님의 마지막 행렬이 기억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故 장영희님의 글도, 천진난만한 故 김점선 작가님의 그림도 떠올라서,
늘 가르침을 주셨던 故법정스님이 불꽃으로 사라져가던 모습, 故 이태석 신부님의 다큐다 떠나질 않아서,
존경하는 여류작가 故 박완서님을 TV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게 생각나서,
눈물지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안녕, 그리고 안녕.
하지만,
이해인 수녀님의 산문집이 전체적으로 슬프지는 않다.
오히려, 샤방한 빛이 글자 마디마다 새어 나오고,
따뜻하고 정감어리며, 섬세하고 배려심이 깊다.
힘든 병상 생활 중에서 쓴 아픔을 기쁨으로 승화 시켰다고 많이 얘기하고 있지만,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모르는 사람들은 수녀님이 큰 병에 걸린지도 모를만큼
소담하고 명랑하다!
누군가에게 나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꽃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살아생전 수녀님과 말동무가 되어 드릴 수 있다면,
참, 좋. 겠. 다. :)
날마다 새롭게 그리고 끊임없이 어머니를 기억하며 그리워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고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어머니는 내게 또 한 분의 '작은 하느님'으로 이 세상을 떠나서도 나와 함께 계시고 내 안에 현존하는 사랑의 애인이다. 더 깊고 높은 선과 진리와 아름다움을 지향하며 사는 수도 여정에서 눈에 보이진 않지만 나를 가르치고 길들이며 교육하는 수련장이시다. 힘들어할 적마다 용기를 내라고 격려해 주는 정다운 친구이며 수호천사이시다. 자연이나 사물이나 인간에게서 어떤 아름다움을 발견하면 멋진 감탄사로 나와 함께 환호하는 예술가이며 시인이시다.
어머니를 기억하는 행복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