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왕국 유산 시리즈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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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 신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그 뿌리는 신화로 불리는 옛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쩌면 인간이 이야기란 개념을 창조한 순간부터라고 해도 될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나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을 때 인간은 신을 찾았으며, 그 속에서 신과 관련한 무수한 이야깃거리가 생겨났다. 초창기에는 신성한 존재로 인간이 마땅히 우러러봐야 할 무언가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그 위로 많은 것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전과는 다른, 모순된 설정들의 끝은 인간 그 자체였다. 신성의 껍질을 두른 불완전한 존재는 예상된 결과물이었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그 형상 너머로 건너갈 수 없는 한계는 당연했다.


신화 속에서 신들은 전력으로 사랑과 전쟁을 하며 삶을 이어간다. 그 위로 우리의 모습을 다시 덧씌우거나 벗겨낼 수 있다. 하필이면 '신'이란 존재로 포장한 나머지 일종의 나르시시즘처럼도 보이지만, 이 일련의 행위는 일종의 타자화 과정이다. 재밌는 점은 이 모든 게 우연성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의도치 않게' 인간 표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장치로 발전한 것이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도달한 신의 이미지는 장르적 이야기와 만나면서 빛을 발한다. 신화의 토대가 판타지이기 때문에 조화롭게 맞물리며 탁월한 성과를 내놓는다. <유산시리즈>가 그중 하나다. 이 소설 속에서 우리는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신들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이 된 신과 신이 된 인간을 관전하면서 '익숙한 낯선 맛'을 즐길 수 있다.


어서 책을 펼쳐라. 미쳐버린 사랑꾼(싸움꾼)의 이야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출판사 도서 협찬을 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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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여신 - 사납고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여자들의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 이수영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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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인 걸 누구나 안다. 이 앎은 본능에 가깝다. 알고 싶지 않아도 타인과 접촉한 순간 깨닫게 된다.

인간의 손에 쥐어진 여느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언어는 쉽게 무기로 화한다. 주로 다수자들에 의해서. 정상성의 범위에서 나가보지 않았거나, 나가지 않았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실체 없는 총칼로 약자를 억누른다.


이들은 무도하게 소수자의 언어를 강제로 빼앗는다. 의미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꾸어 소수자를 그 언어 안에 가둬두려 한다. 하지만, 이 감옥은 견고하지 않다. 언어라는 개념에 물리적 벽이란 존재할 수 없다.


애초에 이 개념은 한 집단만의 것이 아니다. 탄생부터 모두의 도구로 발명됐으며 예견됐다. 그러므로 빼앗긴 언어조차도 다시 되돌릴 수 있다.


『복수의 여신』은 이 과정을 보여주는 실험장이다. 문자를 이용한 제한된 환경 속에서 언어는 사회적 소수자, 혹은 사회적 약자들의 힘으로 끝없이 변태하고 변신한다. 보다 자유롭고 편견 없는 세상으로의 도약을 위해.


재구성된 땅 위를 발 디디는 것은 결국 독자이다. 그 결과가 이전보다 더 나은 도약인지, 이전만큼이나 가망 없는 제자리걸음인지는 당사자인 독자에게 달려있다.




*** 출판사 도서 협찬을 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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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
해원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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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편 뚝딱 본 것 같은 명쾌한 전개. 거침없는 흐름을 가진 무시 못 할 페이지 터너. 익숙한 sf 소재가 익숙한 영화 연출과 만나 대중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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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심장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1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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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판본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번역본. 번역의 모양새가 다르면 독자에게 다가오는 작품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휴머니스트가 이제까지 보여준 번역이 좋았던 만큼 앞으로의 출간작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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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게임 도트 시리즈 14
홍지운 지음 / 아작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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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만을 대상으로 한 데스게임이 펼쳐진다. 그런데 ‘죽음‘은 없는.
삶이 게임이라면 게임의 목적은 처절한 생존(승리)이 아닌 즐거움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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