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으니 세상에 무뎌졌을 거라는 내 생각은 틀렸다. 손끝은 무뎌졌을지 몰라도 할머니의 감각은 초롱초롱 빛났다. 모든 것에 반응하고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했다.
할머니보다 훨씬 적게 살았으면서 나는 뭐가 그리 익숙했을까.
뭘 다 안다는 듯이 살았을까.
할머니 덕에 나도 ‘처음’이 주는 설렘을 다시 느끼고 있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세상은 언제든 초면이 된다. 74p-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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