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재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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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따라가며 해부학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네요.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네요. 저자의 <알고나면 쉬워지는 해부학 이야기>도 해부학과 의학에 관심있는 아이가 늘 곁에두고 찾아봅니다. 


"미술관에 걸린 작품은 한 구의 카데바(해부용 시신, cadaver)와 같다. 예술가들은 해부학자 만큼 인체에 천착했으며, 그들의 탐구 결과는 작품에 오롯이 스며들어 있다. 베르메르가 <우유 따르는 여인>에 묘사한 위팔노근, 보티첼리가 <봄>에 숨겨놓은 허파, 다비드가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에 그린 두렁정맥, 라이몬디가 <파리스의 심판>에 묘사한 볼기근…….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바라보면, 근육·뼈·혈관·장기 등 사람의 몸 구석구석이 보인다."


∙ 인체 해부를 금하던 교회법을 피해 미켈란젤로가 해부도를 숨겨놓은 곳은? (20쪽)
∙ ‘진화론’ vs ‘창조론’ 논쟁의 종지부를 찍을 근거가 사람의 입속에 있다? (75쪽)
∙ ‘물의 정령’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온 이유는? (80쪽)
∙ 보티첼리가 <봄>에 그린 허파는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흔적이다? (113쪽)
∙ 엘리자베스 황후 살해 사건의 공범이 현재까지 살아 있다? (223쪽)
∙ 베르메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에 맥주 애호가의 근육이 묘사된 이유는? (285쪽)
∙ 베살리우스가 ≪인체의 구조에 관하여≫ 속표지 삽화에 개와 원숭이를 그려넣은 이유는? (196쪽)
∙ ‘수도사-카푸치노-승모근’은 무슨 관계일까? (307쪽)
∙ 1905년, 석공 작업장에서 발견된 조각상의 팔 하나에 전 세계가 경악한 이유는? (416쪽)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같은 주제를 표현한 작품 중 최고로 꼽힌다. 그의 <피에타>는 ‘이상과 자연주의의 조화로운 균형’이라는 르네상스 정신을 올곧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근육과 축 처진 팔의 혈관까지 조각했을 정도로 그는 인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메디치가의 후원 아래 해부학을 배운 그는 직접 신원 미상의 시체를 구해 해부하기도 했다(24쪽). 미켈란젤로는 해부를 금지했던 교회의 눈을 피해 작품 속에 해부도를 숨겨두었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아담의 창조>에는 뇌 단면도가 들어 있다. - P25

다 빈치는 글자와 말로 얻는 배움보다 경험으로 습득한 지식을 더 가치 있게 여겼던 경험주의자였다. 그는 30구 넘는 시체를 직접 해부하며 인체를 탐구했다. 의사도 과학자도 아닌 다 빈치가 사람의 몸을 직접 해부한 이유는, 인체를 보다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서였다. 인체 해부는 당시 교회법을 어기는 일이었기에, 다 빈치는 조심스럽게 메스를 들었다. 그는 부패해가는 시체가 내뿜는 악취 속에서 한 구의 시체를 일주일씩 들여다보았다. 그 결과 그는 관상동맥을 최초로 정확하게 담았을 뿐만 아니라 시신경이 뇌와 연결된다는 것도 가장 먼저 확인했다. 그가 남긴 1800여 점의 해부도는 인체 구석구석을 세세하게 알려주며, 현대 해부학자들을 놀라게 한다. - P47

르네상스와 함께 고전으로의 회귀를 주장했던 ‘신고전주의’의 대표 화가 다비드는 작품 속에 완벽한 인체를 그리고자 노력했다. 그는 <테니스 코트 선서> 속 어깨를 얼싸안은 세 남자의 몸을 정확히 묘사하기 위해, 근육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습작했다. 옷으로 가려질 근육까지 세세하게 묘사한 스케치에서, 다비드가 인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느낄 수 있다 - P140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바라보면, 근육·뼈·혈관·장기 등 사람의 몸 구석구석이 보인다. 네덜란드 장르화가 베르메르가 그린 <우유 따르는 여인>에는 반복된 가사노동의 흔적이 담겨 있다. 여인의 왼팔은 무거운 주전자를 받치고 있다. 꽤 도드라진 그녀의 왼팔 근육은 ‘위팔노근’이다. 작품 속 여인처럼 무언가를 들 때, 팔꿈치 관절을 굽힐 때 사용된다. 위팔노근은 위팔뼈 바깥쪽에서 시작되어 아래팔 바깥쪽 뼈인 노뼈에 붙는다. 이 근육은 맥주잔을 들어 올릴 때 사용되어 ‘beer raising’이라는 별칭이 있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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