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밀침침신여상 1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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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나 중국 드라마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니라도 웹소설을 좋아한다면 후루룩 읽어볼 만한 책이다. 빠른 전개와 구백페이지 정도의 분량 그리고 표지마저 어여쁜 게 책값을 한다. 밑줄 그을 정도는 아니지만, 삼사년 정도 소장할 마음이 들게 하는 매력을 지닌 <향밀침침신여상>. 영상보다 글에 익숙하더라도 중드 보기에 흥미있는 이에게 강력 추천한다. '드라마가 호불호 있다'는 평이 많았던 것에 비해 글로 읽는 책 <향밀침침신여상>의 진입장벽은 상중하에서 중쯤되는 것 같다. (몇 년 전 불티나게 팔린 동출판사 마시멜로의 <랑야방> 세 권짜리보다 분량도 등장인물도 짧고 적지만, 심리묘사가 다채롭다)


이 글에선 드라마 아닌 책에 대한 이야기만 좀 해보련다. 우선 지은이 전선의 소개: "특유의 유머를 놓치지 않는 작품으로"라는 구절을 향처럼 음미하고 싶다. 주인공인 금멱의 엉뚱함을 빼더라도, 금멱을 보호하는 당근 할아버지인 노호와 큐피트 역할을 하는 월하선인 그 외에 중간에 나오는 토지신이며 복하군의 농담에서 글쓴이인 중국 여성이 가진 고유의 유쾌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재료물성학을 전공하여 관련 연구소에 근무'했다는 점도 1권 앞부분에서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제1장에 화들짝 놀라지 않기를 바란다. 세밀한 걸 좋아하는 이에겐 당연 안심할 부분이다.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은 전개가 수려하다는 점이다. 제3장을 제외하고 분량이 균일하고 등장인물이 번잡하지 않다. 장 별로 등장하는 인물의 수가 적고, 같은 내용을 마지막에 주인공의 관점으로 풀어서 다시 반복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물론 가장 빠른 전개와 사건이 많은 부분은 어딘지 언급 안 해도 알듯하다.) 드라마를 본 독자라면 1권에선 어느 부분부터 읽어도 막힘 없이 볼 수 있다. 다만, 드라마를 보지 않은 분이라면 1권까진 처음부터 차근차근 보는 걸 추천한다. 특히 어떤 특정 단어에 집착하지 않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내용에 그리 지장을 주는 표현이 아니다. 각주에 있는 단어도 재독할 때 읽어볼 만한 단어다. 

드라마를 본 예비 독자에게 몇 마디 당부: 1. 이 책의 중심은 욱봉(등륜)이 아니라 금멱이다 2. 글이 담담하다는 것은 사건이 있어도 그리 슬프게 느껴지진 않을 수 있다. 3. 독자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분량이 느껴지는 정도가 다르지만, 이 책은 마음먹으면 네다섯 시간 안에 전체(두권)을 독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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