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숲 찾아가기
숲과문화연구회 지음 / 초당 / 1996년 5월
평점 :
품절


저희 형부는 지리학을 전공하신 분으로 역사, 지리 분야에 관심이 많으셔서 그 분야의 책을 자주 사서 보십니다. 저도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몇 개 집어서 보는 편인데 우연히 이 책이 눈에 띄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숲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숲과 문화 연구회'라는 곳에서 펴낸 책인데 우리 숲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비원탐방으로 책의 서두를 여는데 아마도 글쓴이들은 비원을 한국의 숲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보존이 잘 된 산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그만큼 구절구절에 비원에 대한 사랑이 녹아 있습니다.도심 한가운데에 살아 숨쉬고 있는 숲이기에 더 가치있고 소중한 우리 숲이겠지요. 이 책을 꼼꼼이 읽고 직접 비원에 가 보았는데 주변의 활엽수림과 어우러진 부용림은 초록빛 물과 함께 그 자체로 한장의 엽서였습니다. 그 평화로움과 자연스런 멋은 무엇으로 형언할 수 없더군요. 부용지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700년이 넘은 향나무가 있어 조선왕조의 오랜 역사를 나무 한 그루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 개국부터 모든 역사를 그 나무는 지켜보고 서 있었겠지요.

얼마 전에 북경 자금성을 다녀왔었는데 크고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이 이어질 수록 질리기만 했고, 나무 한그루 없는 삭막함은 비원의 푸르름을 가슴 시리도록 그립게 했습니다. 중국 황실은 황제를 시해할 자객이 숨을까봐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하게 했다 하더군요. 우리 문화하면 떠올려지는 '자연미'는 비원이나 무등산의 소쇄원이나 어디서나 친근감있게 접할 수 있으니 다른 나라의 문화를 보러 떠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야 무분별하게 빠져들 수 있는 다른 문화에 대한 동경에서 빠져 나올 수 있으니까요.

'광릉'편에서는 지금의 광릉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는지 속사연까지 전해주고 있어 많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산림욕으로 누리고 있는 아름다운 숲이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 그것을 지키기에는 목숨을 건 사명감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유명산 휴양림은 내가 보기엔 그저 평범한 숲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 꼭 가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사람을 잡아 끕니다. 아마도 식견이 있는 글쓴이가 이곳 저곳 구석구석 안내를 했기 때문이일 것입니다.

어딘가 깊은 숨을 내쉴 수 있는 자연으로 떠나 보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도 달래도 식견도 넓힐 수 있고 우리 숲, 우리 자연,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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