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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 스웨덴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만나다
최연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정치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매스컴에서 대선 주자들에 대해 떠들어 대니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요즘이다. 그런 때에 그 동안 궁금해왔던 복지국가 스웨덴에 대한 책이 있길래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는 1988년부터 스웨덴에서 공부하고, 현재 스웨덴의 쇠데르턴 대학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가 25년에 이르는 스웨덴 생활을 통해 보고, 경험하고, 느낀 모든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때문에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는 전문성과 사실성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가까운 사람부터 유명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진심 어린 인터뷰가 스웨덴의 참모습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엄마 배 속에서 무덤까지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 스웨덴은 모든 교육비가 무료이고, 용돈과 같은 보조금이 지급되며, 유학을 원하면 그 나라 사정에 맞는 학비까지 지원된다. 직장을 갑자기 잃게 되어도 구직에 관련된 교육 및 생활비, 창업자금이 지원된다. 부모 합산 480일이나 되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에도 급여의 80%를 지원받는다. 이런 복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야기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스웨덴의 정치인들에 대한 것이었다. 스웨덴의 국회의원은 수당을 받는 임시직에 불과하며, 이직율이 높아 고민이라는 것이다. 스웨덴에서 정치인은 ‘진정한 국민의 심부름꾼’일 뿐이다. 그들이 말하는 정치인이 누릴 수 있는 단 한가지 특권은 국가의 법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책을 연구하고 공부하고 봉사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런 정치인이 있을까?
선거를 위해 준비 없이 실시한 무상보육 정책이 결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부족 문제로 중단위기에 처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럴 줄 알았지만 정말 그렇게 되어 버리니, 다시 한번 정치에 대한 실망만 하고, 이게 정치인을 잘못 뽑은 우리 ‘국민’들의 문제인지까지 생각하게 되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버렸다.
스웨덴과 한국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일까?
저자는 스웨덴의 사회보장제도가 오늘의 모습이 되기까지 50여 년이 걸렸으며 그 사이에 일어났던 사회적인 충돌과 갈등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국민의 돈으로 선심 쓰듯 복지정책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선명한 정책을 추진하고, 설득과 타협으로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스웨덴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의 꿈 같은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스웨덴 청년들의 생각이었다.
저자는 매학기가 시작할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자의 미래를 예측해보라고 한다… 그때마다 학생들이 한결같이 적는 내용은 이렇다.
“나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나의 미래는 스웨덴의 미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존재하고 사회보장제도가 나를 보호하는 한 나는 실패가 두렵지 않다. 국가는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주고 위기가 닥쳤을 때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스웨덴의 긍정적 힘이다. 이 긍정의 힘이 모여 국력을 이룬다. 이것이 모여 국가의 정신이 된다. - p.280
스웨덴이 다른 열강들을 제치고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