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정악 (김기수 외)
김기수 외 엮음 / 은하출판사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제시대가 지난지도 65년여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그 시절의 흔적이 너무 많이 남아있으며 무엇이 그런 것 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 일제시대가 우리에게 남겨진 폐해는 많이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교육계에 미친 영향일 것이다. 

교육은 나라의  다음세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만들어내는 기본인데.. 이 교육이 일제의 영향으로 범벅인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제도권 교육의 내용이  대부분 우리의 전통을 외면한체 - 대부분의 권력을 쥔자들이 일제때 한자리 차지하던 사람들이었으므로 -  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음악도 예외가 아니다 40살이 넘어가는 나도 제대로된 우리음악을 학교에서 배운적이 없다. 중학교때에 잠시 단소를 배운다고 플라스틱 연습용을 사서 불어 본 것이 전부일 정도이고 그나마도 하는둥 마는둥 하였다.. 당연한 것이다. 단소를 가르칠 능력이 그시절 교사에게는 없었으니. 

그런데 그사정은 지금도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광복이되면서 제도권 교육의 음악 교과서라는 것이 모두 서양음악으로 채워졌다. 내가사는 곳의 민요가 아닌 스코틀랜드, 미국, 영국 등 서구나라의 민요를 배우고 음계역시 서양의 '도래미파솔라시도' 7음계가 전부인 것 처럼 배우게되었다.  

우리음악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것이 5음계이며 궁상각치우 라는 말 뿐이다. 하지만 이것조차 수박겉할기도 못되는 수준이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우리것에 대한 나름대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느끼면서 지냈다. 그러다 몇 년전에 동네에 대금을 가르치는 모임이 있음을 알게되었고 가입하게 되었다.  

지금 이 책으로 수업을 한지는 1년여 가량 되었다. 

정말 너무 낯이 선 음악이다..참.. 내나라 내땅에서 태어난 음악이 이렇게 낯설다니..이게 정상인가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는가.. 그래도 듣고 소리내어보리라. 처음 수연장지곡을 배울때는 도데체 이곡이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당연하다 생전 처음듣는 소리였으니 대금을 배우게되면 가장 먼저 시작하는 정악곡이고 다른 악기에서도 많이 연주하는 곡이지만 나는 대금을 배우기전에 이곡을 들은 적이 제목도 들어본적이 었었다. 

대금을 배우면서 대금곡이 있는 음반을 사기 시작했고 틈나는데로 틀어놓는다. 예전부터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는 서양의 클래식 부터 대중가요 등 ..들리는 거의 모든음악은 서양음악이다. 그렇게 듣고 지내어 채워진 내 머리속의 음악이란 공간에 지금부터 우리음악으로 채우려고 한다. 그러나 참으로 오래동안 채워진 서양음악의 자리에 우리음악이 얼마나 자리할까..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짧게 하려고 집에서 틀어보는 것이다. 거부감 들지 않게 작게 오래동안. 

책이 아닌 딴소리가 길었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러게 여기에 써버리니 이글을 보는 분들에게 조금 미안하네요. 

책은 대금으로 연주할 수있는 거의 모든 정악곡이 들어있다. 글씨꼴은 손글씨체로 되어있어 필사본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앞부분에는 대금이란 악기와 연주자에대한 소개가 있고 곡 마다 설명이 되어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유초신지곡, 중광지곡 한바탕을 비롯하여 가곡에서 연주되는 곡까지.. 아마 이책에 있는 모든곡을 취미로하는 내가 전부 제대로 배우려면 음.. 평생 걸리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한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  

민사고에서는 선택이지만 우리악기 - 거문고, 가야금, 대금 등-를 어느정도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 있는 학교라면 그 곳에서 배운 학생은 우리의 음악과 악기 하나정도는 기본 연주할수 있는 그런 교육이, 수업이 이루어지기 바래본다. 그렇게 되려면 지금 음악교사중에서 우리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절반은 되어야할 것이다.  

세계화를 이야기하는 시대이다. 하지만 내가 없는 세계화는 의미없다. 내가 없이 남이 나에게 존재하는가.. 내가 있고 네가 있는 것이다. 

열심히 불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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