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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
민길호 지음 / 학고재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선입견이란 무얼까? 어중간한 知 또는 無知가 아닌가 한다.
[Vincent van Gogh]
그의 여러 작품을 보면서 특히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을 보면서 정신병을 지녔던 천재화가 혹은 미친 화가- 혹 아직까지 살아있었다면 날 죽일 것처럼 달려들 것 같은 공포의 대상으로 느껴지는 - 정도로만 생각했던 나의 무지함이 창피하고 그에게 참으로 미안했다. 그에 대한 어떠한 것도 알지 못하면서 창녀와 함께 살았고, 성병에 걸리기고 했으며, 자신의 귀를 자르고 자살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나에게 결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매도했던 나.
신에 대한 그의 순수한 사랑, 불쌍하고 어려운 이웃에 대한 희생의 정신, 그리고 자신의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그토록 포근한 가정을 이루고 싶어했지만 그 정열을 그림에 쏟을 수밖에 없던 그가 왜이리 안스럽고 슬픈지...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지만 이 책은 결코 나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안스러움과 슬픔이 오래도록 떠나지 않았던 책이다.
많은 시간 그의 보호자이며, 지지자였던 동생 테오. 이 둘 사이에서 느끼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생각지 않는 왠지 이 세상 사람들과는 먼 다른 세상의 사람들 같다.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람과 신뢰가 없었더라면 고흐는 결코 화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비운의 형제로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이들을 보면서 나의 형제들을 생각해 보고 돌아보게 되었다. 나라면 테오처럼 할 수 있을까? 끝까지 밀어주고, 믿어주고, 바램없이 도와주고......
그리고 내가 선입견 -고흐 말고도-을 갖는 많은 이들 중에서 이렇게 무지에 의해서 혹은 깊이 알지 못하고는 '그럴거야' 라고 외면해 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고 여겨질 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것인지 나의 생각들을 뒤돌아본다.
이 책의 저자는 고흐를 매우 사랑하는 미술가이다. 고흐가 정말 자서전을 썼다면 이 책의 느낌보다는 소박하게 썼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래서 아쉽기도 하지만 사실을 근거로 한 고흐의 삶을 생각하며 쓴 것이다. 그래서 고흐-테오 간의 편지를 편집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은 나처럼 고흐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고희의 맑은 영혼, 순수한 인간에 대한 사랑, 예술에 대한 정열에 깊은 경의와 찬사를 보내며, 이 책을 통해서 고흐에 대해서 다시 느끼게 해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