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못하는 내동생 - 양연주 글/이보름 그림 초등학교 1학년.. 김은이. 은이는 엄마 은이 동생 정이랑 함께 셋이 살아요. 은이는 정이랑 감나무 밑에서 놀아요. 정이는 감나무 밑에서 노는것을 가장 좋아해요. 엄마는 정이가 하는 놀이라면 다 좋다고만 해요. 엄마는 '동네 미용실' 원장님이예요. 정이는 언제나 웃기만 해요. 은이가 짜증을 내도 동생 정이는 언제나 웃어요. 정이는 만날 만날 웃어요. 정이는 여섯살인데 아직 말을 못해요. 어른이 돼서도 말을 못 할지도 몰라요. 정이는 숫자도 잘 모르지만 춤은 정말 최고예요. 학교 등교길에 정이가 따라 나섯는데 친구들이 정이를 보고 '어버버 어버버'하면서 놀래요. 놀린 친구들은 선생님께 혼이 났어요. 엄마가 미용실을 쉬는날 수녀님이 오셨어요. 수녀님과 인사도 했어요. 그다음날 엄마는 예쁜 옷 세벌을 사오셨어요. 분홍색 원피스를 동생 정이가 입어서 은이는 화가 났지만 엄마가 숨을 안 쉬고 참고 있는 모습을 보고 따질 수가 없어요. "은이야, 정이가... 큰 성당으로 갈거야. 그곳은 정이처럼 말... 말을 잘 못하는 아이들을 돌봐 주는 곳이거든. 그래서 정이를 거기로 보내야 해. 엄마가 일을 그만둘구도 없고, 정이가 갈수록 더 안좋아져서. 돈 많이 벌면 데려와서 같이 공부하자" 라고 엄마가 말했어요. 은이는 이제 더 잘 동생 정이를 돌봐줄거라고 화도 내보고 큰 소리로 말해보았지만 소용 없었어요. 어린 은이보다 바쁜 엄마보다 성당에 계시는 선생님들이 정이를 더 잘 돌봐주신데요. 그래서 정이를 위해 그곳에 보내야 해요. 슬프지만 그래야 하는거래요. 은이는 빨리 커서 선생님이 되고 싶어해요. 그래야 정이를 데리고와서 가르칠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빨리 밥을 먹고 어른이 되고 싶어해요. 엄마랑 외식을 할때도 떡국을 먹었어요. 그래야 빨리 어른이 되니까요. 엄마랑 은이랑 정이는 사진도 찍었어요. 학교 갔다 오니 감나무 밑에서 매일 놀던 정이가 안보여요. 정이를 볼러 보지만 어디에도 없어요. 그대신 엄마가 방에서 나와요. 엄마는 은이를 숨이 막힐정도로 꽉 안았어요. 정이는 수녀님이랑 갔대요. 은이 몸도 떨리고 엄마 몸도 떨리고 은이는 이렇게 오랫동안 떨리면 가슴에서 바위가 빠져나갈 것 같아요. 엄마랑 둘이 세수를 하고 엄마는 미용실에 갔어요. 은이도 엄마랑 정이랑 같이 찍은 사진을 들고 따라 나섰어요. 엄마는 미용실 이름을 '은정 미용실'로 바꿨어요. 은이랑 정이 이름을 붙인거예요. 다시 한번 내용을 생각하며 정리하면서도 가슴이 뭉클하고 눈에 눈물이 살짝 머무네요.. 아빠 없이 엄마 혼자 돈을 벌어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현실. 또 발달장애 막내까지. 장애아를 키우기엔 너무나 힘든 생활. 어쩔수 없이 아이를 보내야 하고 그러면서 겪어야 하는 가족의 이별. 초등학교 1학년 언니가 받아들이기엔 말그대로 가슴에서 바위가 빠져나가는 느낌을 느껴야 했을 거예요. 엄마가 미용실 이름을 '동네 미용실'에서 '은정 미용실'로 바꾸면서 아픔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읽어주는 내 마음에도 바위가 하나 빠져나가는 느낌이였습니다. 우리 큰 아들 " 엄마 쌍둥이같아' 라고 하네요. 그림... 참 정감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