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ㅣ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냉정과 열정사이 Resso>에쿠니 가오리 지음/김난주 옮김(소담출판사)
<냉정과 열정사이 Blu>츠지 히토나리 지음/양억관 옮김(소담출판사)

쉬는 토요일을 맞아 여유를 부리고 싶어졌다. 새로 구입한 CD, 'All That Jazz'와 함께 할 무엇인가를 찾다가 책꽂이의 책을 꺼내들게 되었다. 친구가 읽었다는 책이기에 주저 없이 골랐지만, 예전에 즐기던 취향의 책이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다행히 책은 권태로운 주말을 보내기에 딱히 좋았다. 대부분의 일본 소설이 그렇듯이 이 책 또한, 잔잔한 일상을 그리고, 독자는 그 일상에 도취되어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사랑은 두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랑의 반 밖에 이해 할 수 없다는 점을 착안하여 만들어진 소설이다. 두 권은 각각 '아오이'와 '준세이'의 지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쓰고 있다. 아오이와 준세이는 대학시절 사랑했지만, 임신과 중절, 그리고 헤어지게 되었다. 사귀던 시절 10년 뒤 아오이의 생일날-우연히도 난 아오이의 생일인 5월 25일 이 책을 읽고 있었다- 피첸체 두오모에 같이 오르기로 한 약속을 서로 잊지 않고, 지키게 되어 재회한다. 헤어짐과 재회, 또 다시 헤어짐에 있어서 두 사람이 서로 모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 내용을 두 다른 작가가 쓴 만큼 표현에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오이의 입장에서 전개한 에쿠니 가오리의 경우, 중반까지는 무척이나 단조롭게 진행된다. 책의 중반을 넘어서야 아오이의 그리움의 대상이 누구인지 어떤 추억을 갖고 있는 알 수 있다. 중반이후의 빠른 내용 전개는 책을 단숨에 읽게 만들었다. 가오리는 '재규어', '프라다', '루이비통', 등 구체적인 대상을 사용하여 이미지를 쉽게 전달했다.

준세이의 입장에서 전개한 츠지 히토나리의 경우는 처음부터 '10년 뒤에 피렌체의 두오모의 약속'을 밝히고, 그 것에 대한 집착적인 전개를 시작한 것이 아쉽다. 이 책부터 읽는 다면 가오리 입장에서 쓴 책은 무척이나 시시하게 느껴질 것이다. 작가는 준세이의 직업인 복원사에 일에 대해서 전문적인 서술을 하지만, 진정 소설 주인공간의 감정묘사에는 절제됨이 없어 아쉽다. 친구의 견해와는 달리 '아오이 편'을 먼저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랜만에 읽은 두 권의 책으로 며칠 간 행복했다. 덕분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무뎌저가는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생각하며 웃음 지을 수 있었다. 책의 한 구절이 계속 머리 속에 남아 멤돈다. '잊을 수 없는 사람. Una persona non posso dimenticare. 그 사람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2003.5.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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