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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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신부 1
말리 지음 / 길찾기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말리꽃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듯한 '말리'라는 작가의 이름부터 감성이 울리는 것 같았던, 내겐 너무나 특별한 책이다. 몇 천 권의 만화책을 봐왔지만, 이렇게 '우리 것', 우리 내음이 나는 만화는 나의 살아온 날, 25년하고 반 년 만에 처음 인 것 같다.
사실, 대중성 즉 흥미면에서는 팬인 나도 장담은 못하겠다. 1권에서만 딱 봐도 펜선이나 톤이 팬들의 입맛을 여러층에서 사로잡은 일본 만화들 처럼 가늘고 섬세하며 부드럽지 않다. 그래서 어딘지 투박한 느낌이 나는 <도깨비 신부>는 순정만화 취향에 익숙한 우리의 어린 진짜 소녀취향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귀신이라면 벌벌떠는, 서양의 귀신에 익숙해진 사람들말고, 한국의 호러물, '전설의 고향'에 약간이라도 향수가 느껴지는 사람들이라면 맛보기를 시작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내 입맛과 취향에는 꼭 맞는 별식이다. 나의 입맛과 취향이라함은 현상보다 본질에, 육체보다 영혼에, 외면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에 치중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 이에 하나라도 부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해 마지 않을 만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