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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조세프 R. 스트레이어 지음, 김동순 옮김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8년 11월
평점 :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을 할 때쯤이나 돼서야 백과사전같이 두꺼운 상식책을 보며 입사테스트를 위한 일회용 지식을 얻는데 힘을 쏟고는 한다. 그러니 제대로 된 기본기 없이 영어단어 외우 듯 그 깊고 넓은 서양문화의 역사도 일시적으로 외우는데 그치고 만다. 이렇게 뿌리가 없으니 세계를 보는 시야가 좁을 수밖에 없고 현재를 읽는 시각의 깊이도 얕다.
나는 고등학교때 시험을 위해 달달 외우며 ‘공부’했던 세계사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알고 있다. 시대가 얽히고 얽혀 거미줄처럼 이어지지 못하고 설사 동시대에 일어난 일일지라도 국경만 넘으면 전혀 상관없는 일인양 툭툭 끊어져 혼란스러웠었다. 게다가 제대로 된 서양문화의 기본기를 다져주는 책을 찾지 못해 거의 손을 놓다시피 했었다.
그러다가 <로마인 이야기> 라는 책을 통해 다시 관심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그 시대 이야기를 바이블처럼 읽을 수 있는 책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서양사를 다룬 책들이 한 두권이 아니지만 막상 책을 고를려다보니 어떤 한 시각에 편중되었다거나 너무 흥미위주로 끌고가는 책들이 많아 선뜻 손에 가는 책을 골라내기 어려웠다. 그런데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대학교에서 발간된 책이라 조금은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쉬운 서술어로 매끄럽게 읽힌다. 특히 나는 그림이 곁들어진 책들을 좋아하는데 이 책에는 그림이 풍부하게 삽입되어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뭔가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이렇게 정독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 훗날 거름이 되는 경험이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오랫만에 책 읽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읽고나니 이제는 좀 어디가서 대강 안다는 표정으로 때우지 않고 한마디 거들면서 아는척을 해줄 수 있다고나 할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