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얼굴 Dear 그림책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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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려진 자아, 젊음에 대한 찬양, 타인의 관심에 집착하는 문화.

우리는 그곳에서 온전히 빠져나올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 볼로냐 라가치 수상 작가 요안나 콘세이요의 합작!

<잃어버린 얼굴>은 근사하게 포장되어 있는 사진에 집착하며 정작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진중한 이야기의 철학적인 책이라 아이들보다 우리 어른들이 읽어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마치 사진 앨범을 보는 것처럼 멋진 풍경 사진과 함께 아름다운 눈, 코, 입을 

가진 '또렷한 사람'이 찍힌 사진들이 등장합니다.


 '또렷한 사람'은 그가 방문한 여러 장소를 배경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남깁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죠.  그런데 찰칵 소리가 

계속 될수록 '또렷한 사람'의 얼굴은 점점 희미하게 변해갑니다. 얼굴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죠.



 사진 속 자신의 얼굴이 인생의 전부였던 '또렷한 사람'은 결국 불법적인 방법으로라도

새로운 얼굴을 구하러 찾아 나섭니다. 

 전 재산을 다 털어서 산 새로운 또렷한 얼굴을 갖게 된 남자는...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는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나 도망치려고 했어요.

그때 실수로 부딪친 한 아가씨가 그의 얼굴을 보고는 말했어요.

.

.

.

"곧 익숙해질 거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잠시 멈췄던 가운데, 

사람들은 소통과 만남을 하지 못하고 SNS로만 서로의 근황을 확인했죠.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 나를 위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기 위해 사진을 찍었던 우리에게 

오싹한 이야기를 건네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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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독 꼬마 독 사세요! 사계절 그림책
김정희 지음, 밤코 그림 / 사계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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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전통 놀이인 '독장수 놀이'를 아시나요?

두 명의 아이가 각각 독장수, 독 역할을 맡은 후 친구 앞에 가서 "독 사려."하면

그 친구는 독이 된 아이의 머리에 꿀밤을 놓고 독이 깨졌다든가, 잘 구워지지 않았다고 하며 

헐값으로 흥정을 하거나 트집을 잡는 놀이랍니다.


 김정희, 밤코 작가의 신작 <독 독 꼬마 독 사세요!>는 이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김정희 작가님만의 즐겁고 운율이 넘치는 글, 밤코 작가님만의 사랑스럽고 경쾌한 그림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에서는 독장수와 독을 맡은 두 명의 아이들이 집 안에서 만날 법한 캐릭터들에게

흥정을 하러 돌아다니는데요.

할아버지, 누나, 형, 강아지에게 "독 독 꼬마 독 사세요!"를 외치며 즐겁게 놀이를 합니다.

캐릭터들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알록달록한 텍스트가 놀이의 재미를 더욱 잘 드러내 주네요.



 그림과 텍스트가 역동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도 재미있게 웃으며 읽을 수 있어요.

또한 독, 독장수 놀이, 마지막에 만나게 되는 캐릭터인 호랑이 등 우리나라 전통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학습적으로도 배울 내용이 많은 그림책이에요.


 마지막으로 호랑이를 만난 독장수와 꼬마 독! 호랑이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트집을 잡지 않고

꼬마 독을 사려고 해요. 압도적인 호랑이와 벌벌 떠는 아이들의 그림 구성이 참 효과적이죠?

무서운 호랑이를 만난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지는 직접 책을 읽으며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참고로 호랑이의 진짜 정체는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답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우리나라의 전통 놀이들이 주목을 받는 요즘,

아이들과 <독 독 꼬마 독 사세요!>를 읽고 독장수 놀이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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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리 아기 오리 사계절 그림책
이순옥 지음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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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과 표지부터 귀여움을 물씬 풍기는 이순옥 작가님의 신작 <엄마 오리 아기 오리>입니다.

표지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엄마 오리와 9마리의 아기 오리들이 소풍을 떠나는 이야기예요.

하지만 부모님들 선생님들 아시죠? 아이들 데리고 소풍 가기가 생각보다 평화롭지만은 않죠.

그림책에서도 정신 없는 아기 오리들의 소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여럿이 다닐 땐 한 줄로 맞춰서 딴청 피우지 않아야 하고, 빨간불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안 되고,

쌩쌩 달리는 차도 조심해야 하고, 거리에서 큰 소리도 내면 안 되고...

걱정이 많은 엄마 오리는 나들이를 가면서도 아기 오리들에게 걱정과 사랑이 담긴 잔소리들을

늘어놓게 됩니다.

학교에서의 제 모습이 생각나서 많이 웃었네요. 복도에서 뛰면 안돼, 화장실 한 칸에는 

한 명씩 들어가야돼, 친구들이랑 몸싸움 하면 안돼... 

잔소리만 하다 퇴근하는 것 같은 일상이 생각나서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도 자신들이 들었던 잔소리가 떠오르면서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들이 어른들 잔소리대로 한번에 움직인 적이 있나요? 절대 아니죠 ㅎㅎ

나들이 장소에 도착한 엄마 오리는 아기 오리가 2마리 밖에 남지 않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엄마 오리의 표정에서 황당하고 심장이 쿵 떨어지는 듯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계단을 오르는 엄마 오리의 뒤로 잘 따라오는 아기 오리들도 있지만,

끙끙대며 올라오지 못하는 아기 오리들도 있죠.

엄마가 잔소리를 할 때마다 엄마의 생각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아기 오리들을 찾는 재미가 있답니다.

엄마 오리도 엄마가 처음이라, 오는 길에 아기 오리들을 한 마리씩 여유 있게 챙기지 못하고

다 도착해서야 '아차!' 하는 모습을 아이들은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어른의 입장에서 보니 엄마 오리가 안쓰럽기도 하면서 

아이들을 대하는 저의 태도도 돌아보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아기 오리들이 말을 안 들어서 화가 난 엄마 오리는 결국 아기 오리들의 맨 뒤에 서서

아기 오리들을 따라가겠다고 해요.

사실 그림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면 아기 오리들이 엄마 오리의 말을 듣지 않은 적은 없어요.

빨간 불에서는 멈춰야 한다고 해서 멈췄고, 한 줄로 서서 여기저기 부딪치지 않게 

나름대로 조심하며 엄마 오리의 뒤를 따랐죠.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엄마의 말을 따라 정신 없는 길가를 헤쳐나가고 있던 것이었어요.

저도 너무 어른의 시각에 맞추어 아이들을 바라봤던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의 뒤를 따라 아이들의 방식대로 엄마 오리가 따라가면서 그림책 후반부는 

훨씬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진행됩니다. 전반부에서는 보지 못했던 만화 형식의 구성도 보이고, 

잔잔했던 분위기도 훨씬 다채로운 분위기로 변하게 돼요.

아기 오리들의 방식을 따르는 엄마 오리의 말이 정말 공감되네요.

"넓은 길 놔두고 왜 위험한 곳으로 다녀?"

어른들이 봤을 때 종종 아이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지만, 

아이들의 행동은 또 그때만 할 수 있는 것들이라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아기 오리들의 뒤를 따르는 엄마 오리의 나들이는 결국 잘 마무리 되었을까요?

결말은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래요.

아이들의 일상을 오리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

아이들이 공감하고 깔깔 웃으며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예요. 

또 잔소리만 하는 엄마 오리가 아기 오리들의 길을 따라가며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통쾌함과 해방감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꼭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또한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이의 시각에서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바라보는 태도를 

배울 수 있는 그림책이라 어른들도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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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따로 할 거야 사계절 웃는 코끼리 26
유은실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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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속도로 나답게 크는 아이 정이 이야기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나는 따로 할 거야>입니다.

2011년 <나도 편식할 거야>로 시작해서 12년만에 완간되는 것인데요.

시리즈의 첫 번째 책 <나도 편식할 거야>, <나도 예민할 거야>에서는 몸이 아픈 오빠 혁이를 따라

같이 편식하고, 같이 예민해질 거라는 고민을 담은 정이의 이야기가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마지막 <나는 따로 할 거야>에서의 정이는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서

남을 부러워하지 않고 나답게, 따로 하는 것의 가치를 배우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야기는 아픈 곳 하나 없던 튼튼한 정이가 귓병이 나면서 시작됩니다.

그러자 엄마, 평소에 투닥거리기 바빴던 오빠까지 자신을 따뜻한 걱정의 눈으로 바라봐주죠.

병원에 자주 가서 단골이 된 오빠가 정이를 살뜰히 챙기며 진료를 함께 해주기도 합니다.


이상했다. 오빠 눈빛이 따뜻했다. 나를 사랑하는 것 같았다.

"우리 정이, 아파서 어떡하지?"

엄마 눈빛도 따뜻했다. 아프니까 더 사랑하는 거 같았다. 나는 계속 아프고 싶었다.




 하지만 큰 병이 아니어서 금방 나은 정이를 보며 오빠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죠.

'나는 빨리 안 낫는데...' 하는 속상한 마음이 담긴 질투 아닌 질투가 시작됩니다.

다행히 마음이 성장한 정이는 오빠의 쓸쓸한 마음을 헤아려줍니다.


"엄마, 단골은 쓸쓸해. 아프면 함께하려고 했는데 내 손을 잡아 주려고 했는데

내가 금방 나아서. 그리고… 오빠는 나으려면 오래 걸려서."

기분이 이상하다. 많이 큰 거는, 쓸쓸한 걸 아는 거다. 엄마보다 더 잘 아는 거다.

마음이 답답하다. 커다란 귀지가 마음에 붙은 것처럼.




 그 뒤로도 쓸쓸한 오빠 혁이와 건강한 동생 정이의 의도치 않은 다툼이 계속되지만,

정이는 이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냅니다.

꼭 가족이 모두 똑같아야만, 모든 것을 함께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죠.

그래서 오빠와 비슷한 엄마는 오빠와 함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정이와 비슷한 아빠는 정이와 함께 공원에서 시소를 타며 

모두가 행복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남을 따라하려 하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정이가 참 대견해 보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자신만의 특별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네요.




 책의 마지막 한 마디 "이 세상에 태어나서 참 좋다."

작가님이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고 합니다.


저학년 학생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밥 많은 동화여서

조금씩 이야기책 읽는 것을 연습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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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롱고롱 하우스 - 제2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조신애 지음 / 사계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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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이라는 믿음직한 타이틀을 가진 신간 그림책 

<고롱고롱 하우스>입니다.

제1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은 김지영 작가의 <내 마음 ㅅㅅㅎ>인데요. 

이 책도 다양한 감정 낱말을 말놀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보여줘서 아이들이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두 번째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도 기대가 많이 되었답니다.


 


 이 책은 고양이로 묘사되는 고롱고롱 씨와 아기 바다의 이야기를 

고롱고롱 "하우스"라는 집(공간)의 입장에서 풀어내는 그림책입니다.

작가님께서 '한집에 사는 집사와 아기를 지켜보던 고양이 옆에서 떠올린 이야기'

라고 설명을 하신 만큼,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수 있는 

일상적인 하루를 다룬 이야기예요.




 아기와 함께 시작하는 정신없고 피곤한 아침, 아기의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더 바쁜 낮과 오후,

밤이 되어 아기의 눈이 감겨도 끝나지 않는 고롱고롱 씨의 움직임은

어딘가 안쓰러워 보이면서도 그 시간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알기에 따스하게 보여집니다.

 고롱고롱 씨의 입장에 있는 부모님들이 보시면 아무 말 없어도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바다의 입장에 있는 아이들이 본다면 자신을 위한 부모님의 돌봄이 얼마나 따스했는지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양이가 '고롱고롱' 소리를 낼 때가 언젠지 아시나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이 모두 안정될 때 골골, 고롱고롱 소리를 냅니다.

고롱고롱 씨는 아이와 함께 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그러면서도 '고롱고롱' 소리를 내는 것을 보니 그 하루하루의 행복이 얼마나 큰지 느껴집니다.

실제 고양이의 골골송을 듣는 것처럼 저까지 힐링이 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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