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이 웃었어 사계절 그림책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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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쿠치 치키 특유의 화려한 색깔과 역동적인 그림체가 물씬 느껴지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신작 <해님이 웃었어>입니다.

새파란 배경에 샛노란 아이, 표지부터 강렬한 색채를 보기만 해도 더위를 식혀주는 것 같아요.

사계절출판사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작가님의 인터뷰를 보면

머리칼을 시원하게 흩날리는 주인공은 작가님의 아들을 모델로 삼았다고 하네요.



 이 책의 특별한 점은 파랑, 분홍, 노랑, 검정 네 개의 목판을 포개어 찍은 목판화라는 점인데요.

그림책은 원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목판화의 투박함이 잘 드러나서 놀랐어요.

일반적인 종이가 아닌 질감이 느껴지는 종이까지 사용한 것을 보니 인쇄에 굉장히 공을 들이셨네요.

작가님 인터뷰를 보면, 완성한 목판화를 단순히 스캔한 것이 아니라 색마다 나눠진 목판화를

별도로 스캔하고, 인쇄기에서 4색의 판이 겹쳐져 장면을 완성 시켰다고 해요.

아이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기법인 목판화를 그림책을 통해 실감나게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님의 노력과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학기에 아이들과 미술 시간에 판화에 대해 배울 예정인데, 

그때 동기유발로 이 그림책을 사용하면 아이들이 판화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야기는 자연을 폴짝폴짝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아이의 산책길을 따라가며 진행돼요.

벌레들과 이야기하고, 꽃들과 춤을 추고, 쏟아지는 새들의 노래를 듣고, 바람과 손을 잡고...

자연과 자신을 경계 짓지 않고 하나가 되어 어울리는 모습이 아름다우면서도,

어린 시절에만 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생각에 그리움도 듭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강가를 걸으며 잠자리를 잡고, 숲의 가운데에서 흙을 만지며 놀던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네요.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자연과 하나되어 맘껏 뛰어 노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길 바랍니다.



 이 장면이 책의 제목이 된 '해님이 웃었어'라는 장면인데요.

저의 핸드폰 카메라가 감격스러울 정도로 쨍한 그림의 색감을 담아내지 못해 아쉽네요.

이 장을 넘길 땐 정말 그림책에서 빛이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환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바람을 느끼며 해를 바라보았을 때의 빛의 반짝임과 일렁거림이 잘 표현되었고,

이 장면을 '해님이 웃었어'라고 표현한 것도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정교한 목판화 기법과 특별한 인쇄법으로 

기쿠치 치키 작가의 원화를 소장하는 듯한 감동을 주는 <해님이 웃었어>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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