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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 호수 - 2023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 ㅣ Dear 그림책
조원희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평점 :

<미움>, <중요한 문제>, <이빨 사냥꾼> 등의 강렬하고 묵직한 이야기로 저의 마음을 흔드셨던
조원희 작가님의 시리즈 신작,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입니다.
1편 <숲>은 2012년에 나왔던 책이고 이번에 2편 <호수>와 함께 세트 형식으로 새로 출간되었어요.
1편과 2편은 캐릭터와 구성 모두 비슷하지만, 두 명의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 포인트를 주었느냐가 달라요.
이번에는 뚱보 아줌마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2편 <호수>를 살펴볼게요.

뚱보 아줌마는 수영을 잘해요. 뚱보 아줌마 캐릭터는 작가님이 수영을 열심히 다니던 때에,
새벽 수영반에서 만났던 5~60대 분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물속에서 몸에 힘을 주던 작가님 자신과 달리 그분들은 느긋하고 편안해하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네요.
1편에서 개미를 밟지 않기 위해 뒤뚱뒤뚱 조심히 걷던 다정다감한 뚱보 아줌마는
물속에서도 물고기들이 놀랄까 봐 조심조심 돌아다녀요.
가장 좋아하는 건 물에 빠진 개미 건져주기, 물고기 간지럽히기, 물 위에 가만히 떠 있기죠.
겉모습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세심한 행동들이 귀여움과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아요.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물 위에 떠 있는 뚱보 아줌마 배에서 쉬었다 가기도 해요.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그림책이지만 ‘살랑살랑 바람소리’와 ‘잔잔한 물소리’가 고즈넉하게 들려오는 것 같아요.
이야기의 장면을 보고 떠오르는 소리와 느낀 점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겠네요.


1편 <숲>에서는 개미를 돌보다 잠든 뚱보 아줌마를 근육 아저씨가 업고 가며 끝이 났는데,
2편 <바다>에서는 다친 새를 돌보다 물에 빠진 근육 아저씨를 뚱보 아줌마가 업고 가며 끝이 나요.
1~2편 비슷한 이야기 속에서 각 인물들의 역할이 바뀌어서 나오는 것을 찾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꼭 <숲>과 <바다>편을 함께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책에 나오는 그 누구도, 서로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아저씨가 숲에서 잠든 아줌마를 한심해하며 “뭐하다가 이런 데서 자고 있어?”라는 식으로 절대 다그치지 않고,
아줌마는 수영을 못하는 아저씨를 답답해하며 ‘그러게 수영 좀 배우라니까!’라는 식으로 절대 몰아붙이지 않아요.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그 다름으로 서로를 배려하며 돕기도 하죠.
편안한 인간관계를 맺고 함께 어울리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어요.

마지막 뒤표지까지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그리고 자연 속 작은 존재들이
서로를 참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 담겨 있어 포근하고 아름답네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