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즐거움 (양장)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학문의 즐거움 추천 0  스크랩 1  
  [교양 수업용] 2004-03-02 14:15:01 #     


* 히로나카 헤이스케, 방승양 역. 2001. 학문의 즐거움. 김영사.

이 책을 대하며 네 번 놀랐다.

첫째, 제목의 추상성 vs. 내용의 현실성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을 보면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처럼 추상적이리라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내용이 가득했다.

둘째, 지은이가 수학자, 그것도 일본인 수학자이며 수학 분야의 노벨상인 필드상 수상자라는데 대해서. 보통 가지게 되는 선입견 중 하나가 이공 전공자의 글에 대한 것이다. 조금 딱딱하리라 생각하는데.. 히로나카 헤이스케님은 보통 사람의 모습으로 정겹게 글을 써내려간다. 그래서 수학 전문가의 자서전이라는 느낌보다는 우리 주변의 친한 사람처럼 정답게 다가온다.

셋째, 수학자의 자서전인데 수학 얘기는 거의 없다. 오히려 학문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접근방식은 내가 늘 찾고 있던 길이었다. 구하라, 그러면 열린다 했던가? 그분의 글을 통해 답을 찾았다.

넷째, 모처럼 밤을 새워 6시간에 걸쳐 독파를 했다는 점.
고교때 시험공부하기 싫어 하이틴로맨스로 의자에 앉아있는 연습을 했었는데, 이후로는 그렇게 빠져드는 책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시드니 샐던류의 역시 하이틴로맨스 풍 도서 이외에는. 본 도서를 보고 처음에는 뭐, 별거 있을까나..했는데, 읽다보니 점점 빠져들었고, 쉽고 평이한 문체와 간결한 편집과 도서 디자인에 힘입어 책을 놓지 못하고 한번에 끝까지 정독하게 되었다. 웬지 뿌듯한 느낌. 보통은 대학, 대학원때 밤을 꼬박 새고나면 켜진 컴퓨터와 창문 너머 인사하는 태양을 보며 그런 느낌을 가졌었는데..본 도서를 통해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맛보게 되었다. 조카에게 감사하며..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떠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가? 자신이 파악한 장점을 본 도서의 표현을 인용하며 적어보기로 하겠다.

1."왜 배워야 하는가?" "지혜를 얻기 위해서"

선문답마냥, 명쾌하고도 단순한 진리를 제시하고 있다. 나의 경우도 전공인 문헌정보학을 대학, 대학원까지 하고 강의를 하면서 전공 분야에 대한 공부를 계속 하고 있으며, 이후 교양과목의 내용을 신선하고 이 시대에 필요한 것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전략경영, MBA 등을 독학했으며, 이젠 법학에까지 손대고 있는데..그리고도 모자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에까지 편입하여 강의와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그 이유를, 단지 공부를 좋아해서라고 답하곤 했다. 그러나 나의 이 무한한 에너지와 약간의 지혜, 그리고 각종 노하우의 원천이 "배움"에 의해서라는 점은 망각하고 있었다. 그가 답을 제시해준 것이다. 그에 의하면..

(1)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지혜가 생긴다. (SURE~!!!)

지혜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살아가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학습을 통해 한 번 본 것은 당장은 필요하지 않은것 같지만 인생의 어느 순간, 그 지식이 손쉽게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배움을 통해 지혜를 얻게 되면 일단 한번 배운 것은 이해하기가 용이하며(지혜의 넓이), 대상을 깊이 살펴보게 되고(지혜의 깊이), 결단력을 유도하는 능력(지혜의 힘)이 생긴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이러한 지혜를 길러주는 것이 배움이다. 나의 경우, 전공인 문헌정보학을 대학원까지 공부하는 과정에서 각종 문제해결법, 공부방법, 나의 한계에 도전하는 & 승리하는 역경 극복법, 나의 인생의 길 등을 발견했으니까.

교양을 위해 전략경영을 학습하면서 내 인생의 전략을 세웠으며, MBA 과정의 self-study를 통해 회계, 마케팅, 윤리, 재무관리, 생산관리 등에 대해 그리고 내 인생에 있어 그 부분을 응용하는 능력을 길렀으며, 지금 하고 있는 법학 공부를 통해 법치국가인 대학민국의 국민으로서의 소양을 익히며 각종 생활에 필요한 노하우를 법학의 각 분야를 통해 습득하고 있으니까.

모름지기 '배움'이란 '지혜'로운 삶을 위한 밑거름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2) 학문하는 즐거움과 기쁨

사실 요즘은 '학문'이란 고교때의 시험용 공부도 아니요, 대학때 자신과 맞지 않는 '전공'공부도 아니요, 바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학습을 뜻한다. 직장인이라면 토익 및 각종 자격증, 그리고 학생이라면 전공만이 아니라 취업 및 향후 자신이 해 나가야 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공부를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지적했듯이, 학문에는 배우는 일, 생각하는 일, 창조하는 일의 즐거움과 기쁨이 있으며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자신에게 있어 이러한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학습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학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3) 창조하려면 우선 배워야 한다. (SURE~!!!)

속된 표현으로 "맨땅에 헤딩한다"는 표현이 있다. 한마디로 불가능하다는 속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다.

無에서 有를 창조함은 없다. 본것도 들은것도 익힌것도 경험한것도 없는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수는 없다. 즉, 유1에서 유2, 유3, 유4, ...유n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책에서 읽고 라디오에서 듣고, TV에서 보며, 인터넷에서 익히고 사람들을 만나서 듣고 말하고 스스로 국내외를 다니며 경험한 것, 이 모든 직/간접 경험들이 모이고 모여 <창조>라는 단계에 이르게 되며 더하여 <지혜>의 힘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를 위해 '배워야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배우고 연구해온 모든 것들이 어느순간에 이르르면 한 점으로 수렴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게 된다고 저자는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말해준다. 맞는 말이다.

나의 경우도 돌이켜보면 공부가 좋아 공부를 하고 그 결과 자신도 모르게 지금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니. 그리고도 모자라 또 공부에 공부를 계속하고 있으니, 또 지금의 이 길과 유사한 길로 꼭지점이 모아지지라.

(4) 창조의 과정은 갓난아기의 성장과정과 같다.

귀여울때도 미울때도 있는 갓난아기처럼 창조도 충분히 성장해야만 이용가치가 밝혀지는 것이므로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창조를 위해서는 1) 경쟁의식 및 체념의 마음(경쟁에서 포기해야 할 시점, 혹은 지나친 긴장상태를 풀어주기 위해 그는 "나는 바보다."고 말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바보니까 모르는 것은, 잘못한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2) hungry정신(어느정도 모자람이 충족함을 구한다.) 3) 욕망(want; 이는 자기내부로부터의 목소리인 '이 분야를 꼭 하고싶다' 강렬한 욕망이 요구된다는 의미) 4) 비약 5) 끈기가 필요하다.

(5) 배움은 역경을 극복하는 힘과 방법을 제공한다.

'역경'이란 인생에 있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Nobody knows.) 복병이다. 따라서 늘 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과 힘을 길러놓고 있어야한다. 좌절했다하여 자살해버리는 우리네 사회의 약한 풍토의 타개책이기도 하다. 좌절했으면 극복해야지 왜 죽는가. 자신만 잘 살겠다고(모든 것을 잊고 떠나니까) 죽는 행위는 이기주의 그 자체다.

이러한 역경은 생존위험, 정신적 고뇌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인간의 가치는 역경에 처했을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의 표현에 따르자면 "'산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벌어서 자기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자기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또는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등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

그렇다. 그리고 이러한 자립심 또한 직/간접 배움을 통해 길러진다.


2. 배움은 생각하는 힘과 결단력 및 이를 통한 비약을 제시해준다.

"우리가 인생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인생의 문제는 상당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진정한 해결이 불가능할 뿐더러 문제 그 자체의 진의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결단력을 필요로하며, 이 단계를 뛰어넘어 앞으로 나가는 비약이 요구된다...결단할 수 있는 힘, 어느 순간에 '얏'하고 비약할 수 있는 힘. 이러한 지혜의 힘은 인생과는 직접 관계가 없어보이는, 공부하는 가운데서 키워지는 것이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배움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주관이 강해진다. 고집이 세어진다고도 한다. 이 말인즉, 자신의 인생과 결단에 대한 확신이 길러짐을 의미한다. 반면, 배움이 거의 없는 경우를 보면 항상 주변사람들의 결론에 좌지우지 됨을 볼 수 있다. 그 경우엔 자신의 결정에 확신이 없으며 주변의 의사에 따라 모든 일을 해결하고 있는데, 그 원인인즉 배움의 부족인 것이다.

물론 생각의 힘은 1) 단기간에 결정지을 것과 2) 장기간 생각해야 할 것의 두 종류가 있으며 이 둘을 case-by-case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움'은 길러주는 것이다.


3. 이러한 배움의 길을 가기위해서는..

(1) 노력과 끈기, 그리고 성공경험이 필요하다.

"사람은 어떤 길을 가든지 때때로 쾌감과 만족감을 맞보는 일이 필요하다. 늘 고통과 좌절만 겪는다면 계속 그 길을 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작은 일이라도 그 일에 성공하는데서 이러한 쾌감과 만족감은 생긴다. 작으나마 그 일에서 성공을 거두고, 그것으로 인해 만족감을 느끼고 이러한 체험이 쌓이면서 비로서 그 길이 자신의 길로 여겨지며 계속 걸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와 같이 한 가지 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하는 힘과 끈기가 필요하다."

그렇다. 따라서 이를 위해 아래 (2)의 선행작업이 필요하다.

(2)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문/분야를 찾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작업은 무척 힘든 과정을 요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될 것이며, 이 시행착오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시행착오들이 결국엔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작업을 불교에서의 인연(因緣)에 비유하고 있다. 즉, 부모에게서 이어받은 것 + 가까운 친구에게서 배운 것 +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체험적 지식 등이 눈에 보이지 않는 덩어리로 자기자신 속에 축적되어 '인'을 만들고, 그 인이 '연'을 얻어서 그 사람의 희망이 되고 행동이 되고 결단이 되고 길이 만들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인생이란 "살아있다는 것은 부단히 무엇인가를 배우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며, 바로 그 배우고 노력한 것이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단, 여기서 '배우고 노력하는 것'을 꼭 공부로만 파악할 필요는 없다. 학문을 공부 이외의 것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볼 때 인생의 배움이란 노력이란 현재 하고 있는 모든 노력하는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며, 공부로서의 학문이란 이 중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측면을 지원해주기 위한 도구(tool)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므로.

4. 유학의 필요성

(1) 이학(耳學; 귀동냥. 듣고 묻고 토론하는 학습방식)

일본인으로서 1950년대 하버드대에서 박사를 딴 저자로서는 미국교육의 특성으로 넓은 시야와 다양한 생각을 들고 있다.

1) 다양성 : 지역마다 다르고 / 개인마다 개성을 존중하는 미국의 대학교육 풍토는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교과과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목공을 위한 수학>, <소비자를 위한 수학>이라는 프로그램 등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순수 수학분야보다는 이의 응용분야 중 하나인 통계나 응용통계쪽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수학 교과과정의 다양화를 통한 응용분야의 확장도 생각해봄직 하다. 이러한 시도는 순수학문의 고사 현상을 방지할 것이며 나아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도 타개가 가능할 것이므로. 하지만, 현실의 모습은 이를 받아들일 정도의 유연성은 실종되어 있고...아쉬울따름이다.

2) 이학방식의 수업 또한 대학현실에서는 탐나지만 힘든 게 사실이다. 이 학습방식은 소수정예를 요하며 관련 수업보조자 수도 증원해야하는데, 당장 대학의 생존문제에 급급한 현실로는 꿈에 그리는 방식일 따름이다. 또한 무리해서 하더라도 강의평가에서 감점당할수도 있는 사안이고. (So many menm, so many minds.)

(2) 유학, 좋다. 하지만 안되면?

2000년대인 지금도 하버드 출신이라면 국내에서 power계층이며 최소한 선택의 기회도 많은 것이 현실일지언대, 1950년대에 하버드를 졸업한 저자로서는 수학의 노벨상인 필드상을 탄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다. 특히 지도교수님이 필드상 탄 제자를 두명이나 배출한 상황에서는.

저자가 강조한 폭넓은 관점과 다양성 존중, 그리고 어학의 능력 배양(제2외국어까지)을 위해서는 물론 유학이 좋음을 어느누가 부인하랴.

하지만 현실에 있어 불가능할 경우엔 차선책이라도 찾아야한다. 이 과정에 있어 고려해야할 요소로는..

(3) 현대사회의 특성 파악; 다양성, 변동의 시대

1) 자기자신의 판단력, 생각하는 힘을 요구한다. 특히 자신의 판단력은 다양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선택의 지혜인 것이다.

2) 위기는 곧 기회이므로 개인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휘할 가장 좋은 시대이기도 하다. 즉, 자기 나름대로의 보람을 창조하기 위해 자신속에 잠자는 가능성을 찾아내야만 한다. 아무리 어렵고 고생이 뒤따른다 할지라도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하다.

3) 학자의 경우, 자기 학문만을 연구하면 안된다. 자기 학문을 중심으로 하여 다른 학문이나 경제정세나 사회현상 등과 관련시키는 다양성에 입각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동감한다. 나 또한 이를 시도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학자는 아니지만^.^

그의 아래 말은 의미심장하기조차 하다.

"죽음이 없으면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삶이 존재한다....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그 값진 삶을 보다 멋지게 사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의 특권이다. 그 특권을 포기하는 것은 어떤 뜻에서는 죽은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할수 있지 않은가?"

*******************

p.s. 늘 주장하지만, 아무리 양서를 많이 읽은들,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한 권의 도서라도 감동받고 동감하며 자신의 삶을 바꿀수 있다고 생각된다면, 한 구절만이라도 실천한다면 인생이 변할 것이다. 구구절절 적어만 놓고 읽기만 하면 시간낭비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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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학계의 노벨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11 22:04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김영사 전반적인 리뷰 知之者不如好之者요, 好之者不如樂之者니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2005년 9월 13일에 읽고 나서 떠오르는 구절이었다. 論語의 옹야편에 나오는 문구로 모르는 이가 없을 구절이다. 사실 배움의 끝은 없기 때문에 앎 자체에 집중을 하면 그것은 집착이 될 수 있는 것이고 물 흐르듯이 배움 그 자체를 즐기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