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마다가스카르 - 스물넷의 달콤한 여행 스캔들
Jin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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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나는 지명에 약한 편이다. 유명한 지명들도 '어느 나라' 에 속해 있는 곳인지 잘 모르고, 헛갈려 할 때가 있다.

절친한 이웃님의 선물로 받은 '호텔, 마다가스카르' 라는 책을 받아 들었을때 여행 책이라는 귀뜸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줄 로 만 알았지

아프리카 이야기 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프리카라니...

맙소사.

맹수들이 무서운 눈을 희번뜩 이며 맹렬히 달려 들 것만 같은 사바나 초원을 상상했다.

어프리카... 여행지로 쉽지않은 선택일텐데 Jin은 아프리카로 떠났다.

단지, 재수 시절 보았던 어느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맹수들을 사진찍고있는 멋진 사진작가 때문에, 친구의 '마다가스카르 어때?' 라는 한마디 때문에... 

마다가스카르.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 걸까?

 

Jin 이 여행을 준비하는 자세.

 

Jin 이 아프리카로 떠나겠다고 마음먹은 뒤, 진행한 일들에 나는 박수를 보내고, 진심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까지 가졌다.

나는 일본을 두번 다녀오면서 '아.. 나는 일본 말고는 다른 어느 나라도 여행 하지 못하겠구나' 싶은 생각을 했었다.

여행을 가면 '손짓, 발짓' 이라는 바디랭귀지로 '언어' 가 안통해도 괜찮다며 어느 책에서나, 어느 블로그 에서나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 떠나 보면 그렇지도 않다.

영어도 안되고 여행지의 언어도 안되고 오로지 할 수 있는 말 이라고는 한국어 뿐이라면, 여행을 진행하는것이 조금 곤란하다.

여행을 하다 보면 무수히 많은 변수가 일어 나고, 그때마다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혼란스럽고 당황 스럽기 짝이없다.

한국어가 통한다면, 상관 없지만 상대는 한국어의 기역 조차도 모르는 외국인이라면... 여지없이 낭패다.

가장 크게 깨닳았던 적은, 지난 여름 간사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치고 발을 동동 굴릴때였다.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 카운터의 그녀들과 한시간이 넘는 대화를 진행하면서 ' 아.. 이곳이 만약 프랑스였다면.. 인도였다면... 이태리 였다면...' 이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끔찍한 사태가 일어났을까...  대화를 시도할 엄두 조차 못내고 울어대기만 엄청 울어댔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Jin은 영어를 기본으로 할 줄 알았고, 마다가스카르 인구가 불어와 마다가스카르 어 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휴학을 하고 불어학원을 3개월간 끊어서,

불어 공부를 했다. 실제 그녀는 아프리카에 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불어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게다가 나중엔 마다가스카르어로 노래를 부르기까지 했으니....

그래 어쩌면 기간의 문제 이기도 하겠다. 몇주의 여행이 아닌 몇 개월의 여행이 된다면, 나도 언어를 익혀 두기 위해 학원을 끊을 것 인가?...

그녀가 기울인 노력은 학원 다니기 뿐만 아니라, 카페를 통해 알게된 '마다가스카르 를 여행한 사람' 을 만나 여러가지 조언을 들었던 것이다.

그녀가 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분명 그녀의 여행은 책에 쓰여진 여행보다 더 험난하고 고생스러웠을 것이다.

그 조언자는 조언에서 그치지 않고, 마다가스카르 수도에 살고 있는 자신의 친구까지 소개해 주었으니.....

그녀는 운이 좋은 편이다.

 

24살, 안타나나리보 에서 시작된 아프리카 여행.

 

Jin.

그녀는 탑승 시간보다 다섯시간이나 일찍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혼자 인천 공항에 다섯시간이나 있는다는건 상상만 해도 지루해서 온 몸이 근질 거릴것 같은 일이다.

여차 저차, 책을 읽으며 진정 되지 않는 마음을 가라 앉히고 드디어, 마다가스카르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번의 환승을 거쳐 그녀는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했다.

안타나나리보.. 그녀와 공항에서 '한국인' 이라는 이유 만으로 동행을 제안 했던 선교사들과 함께 안타나나리보에 도착했다.

함께 도착한것도 모잘라, 숙소까지 소개해준 그들...

그곳에서 그녀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여행은 그 기간을 알 수 없을 만큼이나 여유롭고 한가했다.

늘 꿈꾸던 여행이었다.

시간에 쫓겨서 분 단위로 초를 다투는 이동은 하고 싶지 않은데, 매번 여행을 떠나면 '몇시까지' 라는 부담이 안그래도 바쁜 마음을 뒤에서 걷어 차곤 한다.

그녀의 여행기는 '오소희' 작가의 여행과 닮아 있다.

좋을 대로 하루 종일 책을 읽는 날도 있고, 카페에서 만나 소개로 알게된 P 의 집에서 머무르며 그의 종업원과 함께 잡초를 뽑거나..

빨래를 하거나 빈둥거리다가 시내 구경을 나가거나.. 빈 공터에 앉아 하염없이 아프리카를 느끼거나...

또 이동을 할때는 덜컹이는 버스에서 불편하게 앉아 새우 잠을 잔다거나.. 그런식으로 3일이고 4일이고 이동을 하는거다.

흙먼지로 뽀얘진 머리칼과 온몸을 시설 좋은 호텔의 샤워기 아래서 다 씻어 내면서 느끼는 상쾌함 같은 것들...

모두가 닮아 있었다.

Jin의 여행기를 읽으며 그녀가 만난 사람들.. 그녀의 친구들.. 그녀의 주변인들에 관해 질투를 느낄 정도로, 그녀는 현지 인들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친화력이 부러웠다.

여행지에서 알게된 누군가의 집에서 며칠 씩이나 머무르면서 여행을 한다는게 제일 부러웠다.

무엇보다,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대화를 하고 그들의 문화를 '어머어머. 이렇고 저렇고 이런 문화라니!' 하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는것..

그녀의 여행지가 위험한 만큼, 그녀를 걱정하고 그녀에게 도움을 주는 현지의 친구가 있다는게 신기하면서도 부러웠다.

온통 부러운 여행을 하고 있는 Jin

 

아프리카에서 만난 천사 와 사랑에 빠지다.

 

그녀의 자유롭고 인간미 느껴지는 여유로운 여행보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실제 여행을 하면서 잘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로맨스 때문이다.

Jin은 카페에서 알게된 H가 소개해준 P 의 집에 머무르면서, 자유롭게 며칠이고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녀에게 베이스캠프 같은 P의 저택..

P는 사업으로 바빠, Jin 이 산책을 가자고 졸라도 제대로 한번 함께 가준적이 없다.

대신 그는 귀찮은 Jin을 떼어 놓느라, '렁드리' 라는 중국인 남자를 소개해 준다.

P의 말에 따르면 그는 모두가 '천사' 라고 부르는 사내라고 한다.

렁드리는 Jin의 가이드역할을 해주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가까워 지게 되고, Jin이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동안 간간히 문자 메세지를 보내면서,

어느 지역은 어떻고 어느 지역은 어떠니.. 이 지역을 여행할때는 조심하고, 그곳은 지금 어떤 상황이니 가지 말아라..라는 걱정을 해준다.

다른 지역을 며칠씩 여행하고 돌아와,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의 사진을 인화 하기 위해, 렁드리에게 저녁을 사주며 그것을 부탁한다.

렁드리네 집이 시내에서 큰 사진관을 하기때문에.. 쉽게 부탁 할 수 있었다.

렁드리는 저녁을 얻어 먹었으니, 디저트를 사겠다고 한다.

Jin과 렁드리는 소소한 이야기, 여행 이야기를 하면서 더욱 가까워진다.

결국.. 렁드리의 마음을 알게된 Jin은 그날,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사실 렁드리와 함께 가고 싶었던 지역이었지만, '사랑' 이라는 말을 내뱉은 렁드리를 떼어놓은채 혼자 다른지역을 여행한다.

Jin의 마음은 무엇일까?...

Jin은 렁드리와의 연락을 최소화 하며 디에고를 여행한다.

그곳에서 만난 쉐인은 참 얄미운 성격을 지닌 사내 아이다.

나중엔 렁드리가 빌려준 mp3를 탐냈으니...

더이상 쉐인과 함께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내린 Jin은 다시 안타나나리보 로 떠난다.

그리고 다시 렁드리와 재회..

두 사람은 참 오랜 시간을 떨어져 있었던 연인처럼 반가워 한다.

 

보고싶어, 렁드리..

 

아프리카 여행 일정을 마친 Jin은 한국으로 귀국하는게 아니라, 태국으로 또다른 여행을 떠난다.

태국으로 가는 날.. 렁드리는 자신의 마음을 담은 키스를 하고, Jin은 얼굴이 빨개져서 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의 매력인 친화력으로 여러 친구들을 사귀고, 마사지 학원을 등록해 그 과정을 수료하기까지한다.

그러는 동안, 렁드리와는 여러번 메일을 주고 받는다.

결국.. 보고싶은 렁드리가 Jin을 보고싶어 하는 마음을 견디지 못하고, 태국행을 감행한다.

오후 11시 렁드리가 태국 공항에 온다.

Jin은 오후 9시부터 공항에 나가서 렁드리를 기다린다.

렁드리를 만난 Jin은 그만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붕붕떠올라 공항 천장에 부딪힐것 같은 느낌이다.

 

부러운 Jin

 

여유. 현지인 친구. 책. 카메라. mp3. 자유로운 대화. 하루종일 뒹굴 거림. 자유로움.

늘.. 내가 원하던 여행을 하고 온 그녀가 너무 부럽다.

 

- 이렇게 좋은 책을 선물 해준 햇살박이님께 감사드려요 :) 힘 백배 나는 여행책 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저는 아프리카에 다녀온것 같았아요.

   제 상상속의 아프리카와 Jin이 들려주는 아프리카는 너무 다른것 같아요.. 좀 더 귀여운 나라 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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