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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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하루키니까.

하루키는 여전히 하루키스럽다.
어쩌면 이렇게 한결같을 수 있을까.
마치 그는.. 피터팬 같다. 나이를 먹지 않는.
여전히 20대와 30대를 관통하는 청년의 감성으로 세상과 현상을 바라본다.
사랑도 사랑도.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건 이럴때 쓰는 말이 맞는 듯.
어쨌든, 여전한 그의 감성과 맞닿는 시간이 그리 힘들거나 싫지 않을 걸 보면
하루키의 글은 여전히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하루키스러움이야말로 하루키의 글을 읽고 또 읽게 하는 힘인 듯 하다.
이 책을 읽고 다시금 하루키의 글들이 읽고 싶어졌으니까.

아무리 잘 안다고 생각한 사람이라도,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타인의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본다는 건 불가능한 얘깁니다.
그런 걸 바란다면 자기만 더 괴로워질 뿐이겠죠.
하지만 나 자신의 마음이라면,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분명하게 들여다보일 겁니다.
그러니까 결국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나 자신의 마음과 솔직하게 타협하는 것 아닐까요?
진정으로 타인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나 자신을 깊숙이 정면으로 응시하는 수밖에 없어요.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드라이브 마이 카, 51p.

나는 상처받아야 할 때 충분히 상처받지 않았다.고 기노는 인정했다.
진짜 아픔을 느껴야 할 때 나는 결정적인 감각을 억눌러버렸다.
통절함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진실과 정면으로 맞서기를 회피하고,
그 결과 이렇게 알맹이 없이 텅 빈 마음을 떠안게 되었다.
- 기노, 265p.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잠자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물었다.
"누군가를 보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면 언젠가는 틀림없이 다시 만날 수 있어요."
아가씨는 말했다.
이제 그 목소리에는 아주 조금 다정한 여운이 담겨 있었다.
"새들을 조심해요."
그레고르 잠자는 그녀의 굽은 등을 향해 말했다.
- 사랑하는 잠자, 3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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