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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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보는 바보'는 조선시대 실학자인 이덕무의 입장에서 그의 삶과 벗들에 대한 내용을 수필처럼 짧게 쓴 글이다. 여러가지 단편적인 짧은 이야기들이 옛스러운 삽화와 어우러져 읽는 사람의 마음에 부드럽게 다가온다. 작가가 많은 문헌을 읽고 이덕무의 입장이 되어보려 노력했음이 절로 드러나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선비인 이덕무와 그의 벗인 박제가, 백동수, 이서구, 유득공 . 그리고 그의 스승격인 박지원과 홍대용에 이르기까지 여러 일화가 잔잔하면서 가슴 따뜻하게 서술되어 있다.

 그들은 모두 제각기 배경이 달랐지만 백탑 아래의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진정한 벗이었다. 누구보다 유(柔)하지만 조선의 옛 역사에 대해서만큼은 뜨거운 열정을 지녔던 유득공, 자신이 하고싶은말은 거침없이 하여 친구도 적도 많았지만 사실은 마음 여린 박제가, 활달한 성격에 남과 잘 어울리던 백동수, 그리고 이덕무와 13살이라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책에대한 열정으로 가까웠던 이서구. 그리고 그들 중심에서 살던 가난하지만 뜻있는 선비 이덕무. 잔걱정 많고 세심한 그가 나는 너무 좋다. 평소 이름으로만 익숙하던 그들의 삶이 이제는 너무 가깝게 느껴지는것은 작가의 필력 탓만은 아니리라.

 가슴에 맺힌것은 제마다 달랐지만 서로 얼굴을 보기만 해도 마음에 맺힌것이 저절로 풀린다는 그들의 우정을 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있나 싶다. 그들의 사귐에는 나이도 지위도 재산도 관계 없고 다만 백탑아래의 그 열정. 그 하나만이 그들을 그렇게까지 뭉치게 했던 것이다.

 더 자유롭다는 현대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진정한 벗을, 진정한 스승을, 진정한 제자를 찾지 못하고 나이에, 지위에, 재산에 얽매어 남과의 관계를 이루어 가는것이 진정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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