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 - 2023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작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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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바쿠닌(1814-1876)은 19세기 러시아의 정치 철학자, 혁명가이자 아나키스트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마르크스와 함께 근대 사회에 있어서 근본적 변혁에 대한 이론과 실천에서 양대 산맥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대에 있어서만큼은 오히려 영향력에 있어서 마르크스와 엥겔스 이상이었다.


바쿠닌의 가계와 당시 사회적 배경에 대한 서술로 시작한, 한국인에 의해 쓰여진 최초의 바쿠닌 평전인 박홍규 저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 (틈새의시간, 2023)은 청춘의 낭만객으로서 미하일 바쿠닌을 개괄한 다음, 곧 자유의 혁명가로서, 즉 본격적으로 아나키스트에 걸맞는 이름을 떨치데게 되는 제1인터내셔널 시기로 넘어간다.


이 시기의 바쿠닌은 개인의 자유와 권력 집중의 반대를 주장하였으며, 국가와 국가적인 권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그는 자유 연합(Freedom Alliance)과 같은 조직을 통해 혁명을 주도하고 자유와 평등을 추구한다. 바쿠닌은 민주주의와 자율적인 조합체, 지방 자치를 통해 사회적인 질서를 구현하는 것을 주장하였으며, 중앙집권적인 국가를 비판한다.


바쿠닌의 사상은 경제, 정치, 사회 문제에 걸쳐 다양한 영향을 미쳤지만 불행히도 마르크스와 엥겔스처럼 체계적인 저술을 남기지 못했고, 특히 현실 사회주의 혁명에서 마르크스주의자인 레닌과 그의 후계자인 스탈린의 집권으로 더욱 조명 받지 못했음을 이 저서는 지적한다. 하지만 그의 아나키즘 이론이 여러 혁명 운동가들과 사상가에 영감을 주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아울러 강조한다.


혁명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라도 달려 나갔던 미하일 바쿠닌의 열정이 신자유주의 및 소위 세계화, 그리고 최근의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영감을 줄 수 없을까. 99퍼센트의 희생 위에 1%의 부를 가능하게 만드는 거대 기업 및 국가 조직이 지구 어딘가에서 끊임없는 전쟁을 만들어 내는 이 시기에 수직적 권력 조직을 해체하고 수평적인 자유 평등 사회를 만들어내려는 데에 노력을 기울인 바쿠닌을 언제나 푸르른 청춘인 오월의—바쿠닌은 1814년 5월에 태어났다—혁명가로 재조명해서 한 번 쯤은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비록 이 책이 바쿠닌에 대한 2차 저술에 많이 의지한 면이 보여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후에 이 책으로 자극받은 누군가가 본격적으로 바쿠닌의 대표 저서인 『국가주의와 아나키』부터 번역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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