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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초월자 2
이상규 지음 / 청어람 / 2002년 1월
평점 :
그러고보니 마이리뷰도 참 오랜만에 쓰는군요.
그동안 책읽을 시간도 없었던데다, 감상을 쓸정도의 가치를 느낄만한 책도 찾지 못했으니까요.
이 천운초월자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아니,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의 책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작가님 특유의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않은 주인공'이란 설정이
저를 이끌리게 만든 것이죠.
게다가 표지의 일러스트도 상당히 맘에 듭니다.
어쩌니저쩌니해도 미소년이 좋으니까요.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독자분들은 내용이 어려워서 읽기 힘들다고 하시는데
저도 그렇게 느끼곤합니다. 하지만 내용이 어려우니까 저 나름대로 생각하면서 내용을
머릿속으로 '풀어가면서'읽으니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굳은 뇌에 신선한 자극(꼭 충격인 것은 아닙니다)을 보내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이랄까요?
이 책은 단순히 재미만을 주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의 대화는 상당히 어렵지만 주인공이나 주인공의 형이 상당히 논리적으로
대화를 하기때문에 대화의 내용이 오히려 쉽게 이해되는 면이 있죠.
처음에는 그저 이 책을 통해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다가
보면볼수록 그것이 확신에 다가서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과 주인공의 형은 상당히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때가 많은데,(사실 제일 많죠.)
둘 사이의 대화는 항상 묻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주인공이 물으면 주인공의 형은 자신의
'끈 이론'으로 주인공의 질문에대해 설명해줍니다. 답을 직접적으로 가르쳐주지 않구요.
그러면 주인공은 스스로 생각하며 이해하여 답을 찾아냅니다. 가끔 형이 묻는 경우도 있는데
(주로 어떤 것에대해 어떠어떠하게 생각하느냐하는 형식으로)주인공은 나름대로의 논리적이며
진리적인 대답을하면서 논리싸움(일반적인 말싸움이 아닌)이 시작되는 것이죠.
꼭 주인공의 형이 아니더라도 친구들(혹은 아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에도 자신이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설명하는데 알아듣는 친구는 없죠. 주인공의 말이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설명은 비교적 깊고 자세하기때문에 머릿속에 집어넣기 힘든
것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그런식의 대화가 자주 오가는데 주인공은 자기 나름대로의 지식으로
논리적인 설명을 할 줄 안다고나 할까요? 성적이 바닥을 기긴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전교 1등도 꿈은 아닐 듯한 캐릭터더군요.
캐릭터들의 대화를 읽다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작가님의 묘사나 설명은 그것을 어느정도나마 이해시키게끔 되어있어
이해력이 상당히 딸리는 저라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2권 이후로는 감감 무소식이라는 것이죠.
주변의 말을 들어보면 몇년 전에 작가님이 군대에 가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3권을 볼 수 있게 해주심 좋겠습니다.
예전 작품인 사이케델리아처럼 재미있는 내용이었으면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