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1 - 시작의 관
임달영 글, 박성우 그림, 아트림미디어 감수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읽어본 제로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읽기 시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임달영 작가님과 박성우 작가님의 손에 의해서 형성된 만화인데, 드물게도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뉴욕 또는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고 캐릭터 역시 한국인과 서양인들로 설정한다. 그러나 이 제로 -시작의 관-은 그런 나의 고정관념을 깨어버리고 일본 배경과 일본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여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나는 일본 만화를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글을 써도 (비록 습작이긴 하지만) 내용은 거의 일본만화 같은 내용을 쓰고싶어한다. 그러나 난 한국인이라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항상 쓸까 말까로 고민한다. 그러나 그런 고민은 이제 필요없게 되었다. 이 만화가 그런 고정관념을 산산히 부숴준 것이다. 주인공인 아사카와 슈이치는 누이인 아사카와 스미레를 좋아하고, 스미레 역시 동생인 슈이치를 동생이 아닌 남자로써 좋아한다. 동생으로 설정되어있는 어린 카스미는 모르고 있지만 사실 카스미는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여자아이이고, 엄마인 스미레의 능력을 이어받아 치유의 능력이 있다. 슈이치와 스미레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지만 남매라는 신분 때문에 당당히 남들에게 알리지 못한다. 그것이 나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한다. 그런데 보건데, 스미레와 슈이치는 아무래도 친남매 간이 아닌 것 같다. 느낌이지만 말이다. 결국 그들은 나중에 살해당한다고 하지만 그건 나중의 이야기고,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 수록 슈이치의 성격이 순진 유치(?)해지며 귀여어진다. 그건 슈이치 뿐만이 아니라 스미레 역시 과격하고 간혹 속 좁은 면을 보여 끝이 비극인 내용이 전혀 비극적이지 않고 즐거워진다. 아아, 정말이지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진짜 경계선은 가까이에 있는 것 같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 말이다. 동성도 안 된다지... 가족이나 친척간도 안 된다지... 나는 이 제로라는 책을 읽을 때마다 지금 이 세상이 이 고정관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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