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커피하우스
고솜이 지음 / 돌풍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가끔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빠른 이 세상에 멀미가 난다.
<빨리빨리> 정신이 우리나라를 급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야기들 하지만,
내가 따라갈수 없이 버거운 이 빠른세상, 나는 그 한귀퉁이에 서서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있다.
도태되어 간다는 조바심이 날 때도 있지만, 어쩔수 없다 내가 이 빠른 세상을 따라잡으며 뛰기엔 용기도 그러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다. 

<수요일의 커피하우스>
그날그날 바뀌는 메뉴. 오늘의 커피. 오늘의 아침식사. 오늘의 샌드위치. 그리고 항상 들어가는 문구. 저희 집은 슬로우푸드를 지향합니다.
정해진 메뉴없이 그날그날 메뉴가 바뀌는 그곳. 재료가 떨어지면 장사도 끝이라는 주인.
나이가 정확히 몇살인지 나오지도 않고, '이수완'이란 주인의 이름도 명함에서 스치듯 한번만 언급된다.
이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21세기의 사람들이 바라보기엔 그저 답답할 수도 있는 공간과 그에 딱 걸맞기는 한 사람이다.
한달에 85만원 이라는 월세는 무슨 돈으로 내며 장사를 하는지, 가게에서 가까운 이유로 같이 임대한 살림집의 월세는 어떻게 충당하는지,
하루에 커피는 몇잔이 팔리고, 샌드위치는 몇개가 팔려 얼마만큼의 이윤이 나는지..
책을 읽으면서 주인이 지향하는 슬로우푸드 보다는 이런것들이 더 궁금했던 나는,
영화 <리플리>가 언급되는 부분에서 문득 부엌 찬장 어딘가에 처박혀 있는 몇년된 나의 모카포트가 생각났다.
 


커피메이커에서 똑똑 떨어지던 마법의 액체에 만족 못하던 나는,
비싼 에스프레소 기계 대신 저렴하고도 실용적이라는 '모카포트'란 것을 알게 되고 바로 B회사의 2인용 제품으로 구입했다.
그나마 쉽다는 드립커피나 향이 살아있다는 사이펀 커피 등등에 비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쉽고,
전혀 떨어지지 않는 품질 - 개중에는 전자식 에스프레소기계 보다 낫다고 찬양하는 사람도 있을만큼의 - 등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날리던 그 제품을 손에 넣었었다.
한동안은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그리고 카푸치노와 라떼등 커피 한잔, 한잔을 만드는 재미로 보낸 적도 있었다.
맛과 향은 좀 떨어져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디카페인 분쇄커피를 사다 하루에 5~6잔씩 마신적도 있었다.
물과 커피를 담아 주전자까지 조립하고 강한불에 끓이기 시작해서 에스프레소가 추출하면 불을 약하게 하고 기다린다.
분량의 에스프레소가 다 추출되었다 하더라도 압력에 의해 더 흘러나올수 있으니 불을 끄고 기다린다.
칙칙 소리와 함께 에스프레소가 밀려 나오는 그 첫 순간이 보고 싶어 달려있는 윗 부분 주전자 뚜껑을 열고 기다린 적도 있다.
쪼르르 에스프레소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부엌 전체에 퍼지는 향긋한 커피향에 마음이 차분해지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어느날 부터, 우리 주방에는 아날로그 스타일의 모카포트 대신에
귀여운 외모와 빠른 스피드와 다양한 커피종류를 자랑하는 캡슐커피머신이 등장했다.
그리고 모카포트는 잊혀졌고, 그날 이후로 캡슐커피머신은 비싼 유지비에도 불구하고 사랑받고 있다.
내가 읽은 이 책은 한동안 열심히 쓰며 사랑해줬지만
결국은 더 간편하고 빠른 캡슐커피머신에 밀려 어딘가로 밀려난, 아니 숨어버린 모카포트를 생각나게 해 주었다.

화자인 '나'는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불우한 가정환경, 넉넉하지 않은 생활.
아직 학생의 신분이지만 이런저런 삶이 녹록치 않아 보이는 '나'는
딱히 행복하지도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은 거리에서 한번쯤은 스쳐지나 갔을 법한 흔한 사람이라 생각된다.
이런 '나'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 3명이 등장한다. 어쩌면 이 셋은 '나'가 가지지 못한 삶을 골고루 나누어 갖고 '나'에게 보란듯이 내보인다.

한명은 슬로우푸드를 지향하는 주인.
처음에 열심히 외벽을 빨간페인트까지 칠해 놓았던 그녀는 처음에 부업쯤으로 이 커피하우스를 차린건 아닌지 궁금해질 정도로 여유로운 사람이었다.
어찌보면 물질로 인해 적잖히 전전긍긍하며 살아왔던 '나'에게 좀 더 다른 세상을 보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멘토가 된다. 
또 다른 한명은 중3임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플랜을 모두 짜 놓고 그에 맞춰 스타벅스에 버금가는 큰 커피체인점을 만들려는 살바도르 김재원.
세상이 정해놓은 나이란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리지만, 어찌보면 정신적으로는 '나'에 비해 성숙해 보였던 그 아이.
<수요일의 커피하우스>에 출근도장을 찍듯이 방문하며
주인은 결코 귀담아 듣지 않는 장사의 기술과 상업적 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아이를 보면서,
정말 '나'와는 다른 게다가 나랑도 다른 별세계의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찌 보면 부럽기도 했는지 모른다.
여전히 갈 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 서른의 나보다
이미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현실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열다섯 즈음의 그 아이가 더 현명한 것일테니 말이다.
그리고 '나'의 친구 유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보이는 삶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과시하고,
'나'가 봤을땐 적어도 걱정 없는 삶에서 끊임없이 불만을 이야기 하고,
연애에 있어서도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사랑인지 아닌지를 놓고 저울질 하는 그녀.
'나'의 관점에서 본다면 호강에 겨워 요강에서 노를 젓고 있다고 생각될지도 모르는 인물이다.
그녀 또한 '나'에게는 결여된 또 다른 삶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자신의 고향을 떠나 주인의 집 앞마당 화분에서 부엽토에 몸을 의지한채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기 시작한 커피나무 처럼,
'나'도 이제는 자신만의 부엽토 안에서 자신의 뿌리를 내리고 지금의 내가 가진 빠른세상을 동경하는 무기력함 보다는,
슬로우푸드를 지향하며 자신만의 이상적인 <수요일의 커피하우스>를 만들어 나가는 주인처럼 자신만의 이상향을 향해 달려나가길 바래본다.


오늘은 오랫만에 모카포트를 꺼내 선물받아 아끼고 있는 시애틀 스타벅스 1호점의 원두를 꺼내 블라인더로 곱게 갈아
향긋한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봐야겠다. 그 에스프레소로 부드러운 라떼 두잔을 만들어 남편과 사이좋게 마셔야 겠다.
꼭 <수요일의 커피하우스>가 아니라도, 내 부엌에서 나만의 커피 의식을 치루며 슬로우푸드를 지향하는 주인의 마음을 느껴봐야겠다.
아, 직접 만든 식빵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크림치즈를 살짝 바른 토스트까지 곁들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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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이유의 장미 합본 박스세트(16 disc)
데자키 오사무 외 감독 / 대원DVD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좋은가격에 꿈꾸던물건을 구매해서 넘 좋아요.. 정말 제대로 명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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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은지 꼭 1년이 되었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아마 10번 이상은 정독했던것 같다.
읽을때마다 수 많은 감정에 휩싸이며 쉽게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중요한 부분은 모두 머리에 담고, 대사들 하나하나도 모두 가슴에 담고 싶은 책이다.

내가 난다의 일기 리뷰를 쓰면서 <내인생최고>라는 말머리는 보기 힘들것이라 장담했었는데..
이 책 같은경우는.. 그런 범주의 책이 아니다. 베스트를 꼽을수 있는, 순번을 정할수 있는 책이 결코 아니다.
그냥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라는 제목 만으로도 최고라는 말로 이야기하기엔 넘 작은, 너무나도 고마운 책이 되어 버렸다.

10번이 넘는 이야기를 읽는 시간만큼 나는 진솔이었다.
진솔이가 되어 꽃마차 원고를 썼고, 청취자들의 전화를 받고, 방송국과 음반실을 들락거리며 건PD와 홍엔지를 만나고,
선우와 애리를 만나고 이필관옹을 만났다.
진솔이에게 너무 감정을 이입하면서 보니, 읽으면 읽을수록 건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에게 느낀 일말의 실망감.
그리고 버릴 수 없는 마음들 등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공존하며 갈등하고 충돌했다.

나에게는 내추럴 본 나쁜남자 이건PD.
조용히 살고 있던 진솔의 삶에 성큼 다가와 그녀를 흔들어 놓는다.
아무렇지 않게 스무디를 사달라고 하고, 거절할 수 없는 말로 만나달라 하고,
자신에게 진솔은 diary 같은 존재라는 애매모호한 말들을 하며 진솔의 감정들을 자신으로 향하게 만든다.
한껏 진솔을 사랑이라는 감정에 들뜨게 만들어 놓고, 결국 먼저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진솔에게
그 마음이 지나가는 바람일지 모른다고, 자신의 마음조차 들여다보기가 익숙치 않아 무엇이 사랑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건 이라는 남자.
그럼 지금까지 진솔을 향한 그의 감정들은 무엇이었을까.
익숙하지 않은 사랑을 먼저 눈치채지 못한 건지. 진솔에게 다가간건 그냥 동료와 친구의 감정에서 더는 벗어나지 않는 것 뿐이었는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야속하기만 했다.
그럴거면 진솔의 삶에 처음부터 마음 한자락도 들이밀지 말지...... 한껏 뒤흔들어 놓고는 모르겠다고 발뺌하는 건이 미웠다.

건의 애리를 향한 마음은 사랑이었을까.
그래, 10년전에 시작은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건이 가진 애리에 대한 마음은 사랑 보다는 지켜주고 곁에 있어주고 싶은 동정 내지는
선우의 마음에 동화되어 버린 퇴색된 감정 그 이상은 못될것 같다.
진솔이 있음에도 그녀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채 애리에게 내 뱉은 그 충동적인 말은
건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애리에 대한 마음이 결코 사랑은 아니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사랑했다면, 그렇게 애리의 감정을 무시하진 못했을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진솔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 아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엉큼한 놈 아닌데 진솔의 손을 잡고, 어깨에 손 올리고, 끌어안고, 하루종일 만졌다는 그의 솔직한 말.
이런게 사랑이 아니면 뭐냐고 하는 잔뜩 자조섞인 그의 말.
진솔과 잘 지낼때가 제일 편하고 좋았다는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수도 없을 것 같은 어설픈 고백.
뒤늦게서야 그의 말처럼 지나가는 바람이었을 뿐인데 사랑이라는 자신이 있었다는 진솔의 말에 화를 내던 건의 진심.
그리고 할아버지의 빈소에서 내내 진솔만 떠올렸다는 그의 생각.
그의 마음은 진솔에게로 처음부터 흘러가고 있었는데, 건은 몰랐을 뿐이었을 테다.
건의 감정이 진솔에게 닿아서 진솔은 미리 알아챘었는데, 건은 돌려받은 자신의 감정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을 뿐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내추럴 본 나쁜남자. 자신의 마음보기에 솔직하지 못한 남자. 그런 채로 진솔에게 너무 가까이간 감정적인 남자.
그런 힘든 남자였음에도 진솔은 건을 사랑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대사는 역시 긴 세월을 살아온 이필관옹과의 대화중에 나온다.

P.354
 

사람이 말이디... 제 나이 서른을 넘으며,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 고쳐지지 않아요.
보태서 써야한다. 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 이렇게 생각하라우. 저 눔이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내래 보태줘서리 쓴다... 이렇게 말이디.

나도 이 이야기를 읽으며 진솔처럼 눈물이 핑 돌았다.
다른 사람을 만나며 당연한듯 그 사람이 나에게 맞춰지길 바란다.
진솔도 건의 애리를 향한 감정들을 알고 시작했음에도 내심 진솔 자신에 건이 맞춰지길 바랬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진솔만의 남자가 되어주길, 진솔만을 바라봐 주길 말이다.
하지만 건에게 진솔이 바래야 했던건 건이 바뀌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이제는 애리를 대신 진솔을 택하는 마음이 아니라,
애리를 바라봤던 과거는 그대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간직한 채, 그 감정들 이에 진솔의 현재를 덧입혀 가기를 바래야 했을 것 같다.
그래서 점점 진솔이로 채워져 가기를, 그렇게 조금씩 바뀌기를 바래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건은 혼란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맞춰 나가는 사랑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진솔도 자신이 먼저 사랑한다 고백했으니 그런 건을 기다려 줬어야 했었다.
원래 사랑은 먼저 고백하는 사람이 약자가 되니까......

양떼같이 힘든 우리의 삶에 단 한번만이라도 꼭 사랑이 전부 같아서 미칠것 같은 사랑을 만난다면 행복할 것이다.
운이 좋다면 한번이 아니라 몇번도 가능할테지만, 정말 '미치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랑이라면 한번 뿐이라도 충분할 것이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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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의 장미 1~9권 완전판 세트 - 전9권 - 완전판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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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시 명불허전!!! 최고... ㅠㅠ 소장가치 백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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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난난 -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
오가와 이토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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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만남.설렘.사랑.인연.생각의온도가비슷해지는사람들..하지만여전히불편한불륜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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