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왜 사라졌는가 - 도시 멸망 탐사 르포르타주
애널리 뉴위츠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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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사라졌는가>는 인류 과거의 비극에 관한 이야기고, 그것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상실로부터 회복하는 일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있었던 곳과 우리를 그리로 데리고 간 결정에 대해 밝은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말이다. P. 23


나는 유독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경험해 보지 못할 것, 혹은 가보지 못할 장소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래서 역사를 통해 내가 감히 꿈도 꿔보지 못할 곳에 대해 읽고 배우는 것을 즐긴다. 따라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도시에 대해 샅샅이 들여다 봄과 동시에 왜 4개의 도시들 -- 엄청난 문명과 스토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한 책과 함께의 <도시는 왜 사라졌는가>는 2021년 9월에 읽은 책 중에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책은 총 4부로 지어져 있다.

1부: 차탈회윅 - 출입구

2부: 폼페이 - 거리

3부: 앙코르 - 저수지

4부: 카호키아 - 광장 


"떠오르는 것들은 있지만, 아무것도 확실치는 않다. 우리는 수천 년 전 그곳을 고향이라 불렀던 사람들에게 그곳이 왜 의미가 있었는지 하는 문화적 맥락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 주민들은 우리가 그들의 일상생활이 어땠었는지를 복원하고, 그들의 도시 생활이 가치 있기보다는 힘들게 했던 문제들에 관해 알아보는 데 충분할 정도의 자취를 남겨놓았다." P.15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그렇다면, 도시들이 살아지기 전에 남기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곳엔 사람이 있었고 그곳에 거주했던 사람들은 훗날 그들이 직면했던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볼 수 있게 도시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나는 이처럼 사라졌다고 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 삶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고. 


"우리는 극적인 소멸의 순간에만 집중하고, 그 오랜 생존의 역사를 잊는다." P.21

-무언가가 사라질 때 -- 그것이 설상가상 죽음이라고 해도 -- 우리는 그들이 <왜> 사라져야만 했는지에 대한 물음과 더불어 그들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상실감에 빠진다. 애도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든 사라져 가는 모든 것들이 가진 오랜 생존의 역사를 잊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무엇이든, 누구든 간에 이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존재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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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바람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좀 더 많이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 우리에게는 언어라는 좋은 도구가 있다. 이를 통해서 사라지는 것들이 좀 더 오래 우리들의 잔상에 남을 수 있게, 기억 속에 살아 숨 쉴 수 있게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도시에 살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도시가 사라진 적은 없었다. 도시는 우리의 상상 속에, 우리 공적인 땅 위에 계속 살아 있다. 아무리 무서운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인류는 언제나 다시 시도한다는 약속으로서 말이다. 천 년이 지나도 우리는 여전히 도시 실험에 매진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다시 실패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그것을 바로잡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P.325


"도시 버리기의 역사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가장 귀중한 교훈은 아마도 인간 공동체가 매우 탄력성이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도시는 사라질지 모르지만 우리 문화와 전통은 살아남는다."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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