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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동시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평점 :
동시영의 <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는 문학을 따라 함께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안 그래도 코로롱 때문에 여행을 통 못 가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문학과 여행이 함께 만나는 책이라니. 읽는 내내 문학 속의 나를 발견하는 여정의 연속이었고, 중요한 예술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현재의 나를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책은 총 9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영국 - 브론테 패밀리가 연주하는 하워스
2부: 이탈리아 - 괴테가 있는 여정 위에서
3부: 크로아티아 -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
4부: 루마니아 - 브란성과 소설 <드라큘라>
5부: 러시아 - 푸시킨과 모스크바
6부: 타이티 - 달과 6펜스와 타히티
7부: 모로코 - 새로 피어나는 꽃처럼
8부: 중국 - 북경의 매력
9부: 일본 - 설국의 해체적 미학, 그 신비의 눈은 끝없이 내리고
"눈앞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1800년대의 옷을 입히고, 당시의 사람들 그리고 브론테 가족의 모습을 마음속에 한껏 떠올려 보는 것도 더없는 즐거움이었다." P.19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단연 "미드나잇 인 파리"다. 과거로 돌아가 과거 속에 실재했던 인물들을 만나는 건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내가 온 맘 다해 존경하는 화가들과 작가들을 만난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경험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사랑한다. 예전 작가들이 살던 곳 혹은 자주 찾던 곳을 직접 여행함으로써 작가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저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비록 간접경험이긴 해도, 이런 경험을 통해 영감을 얻고 평소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경험에 대해 사유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 아닐까.
"일본을 수없이 오가면서 마음 깊이 느낀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지진, 화산 폭발 등 잦은 자연적 재해 앞에서의 약한 인간으로서의 근본적 불안이다." P.231
- 이 부분을 보면서 내가 겪었던 지진이 떠오르기도 했고, 뜬금없지만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한다. 며칠 전에 시골에 있는 펜션에 다녀왔는데, 잠깐이지만 넓은 산속 풍경에 압도당했던 기억도 나고. 이래서 "여행"이라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곳저곳 새로운 곳에 가봄으로써 일상에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하고 고민하게 하니 말이다. 이래서 여행 관련된 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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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학과 함께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미드나잇 인 파리"와 같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이 책에 푹 빠져 문학 속 주인공들과 함께 떠나는 여정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여행에서 만난 모든 것들은 나도 모르게 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