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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히스토리 -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
세르히 플로히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평점 :
<원자력>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시점부터 나는 그것이 매우 궁금했었다. 내가 현재를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원인 중 하나지만 순식간에 나의 평범한 일상을 앗아 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스에 원자력 관련된 이야기나 폭발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면 남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걱정 어린 마음으로 정독했었다.
뿐만 아니라, 원자력에 대해 배우고 싶은 마음에 방사능 관련된 책과 사람이 피폭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쓴 책도 찾아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오늘 다 읽은 책과 함께의 <체르노빌 히스토리>는 내가 여태까지 읽은 <원자력> 관련된 책 중에 가장 정리가 잘 되어있는 책이라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책은 시작부터 나의 심금을 울렸다. "원자력 시대의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치겠다고 밝히며 시작한 책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저자가 왜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치겠다고 했는지 실제로 체르노빌 방사능 낙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연령층은 어린이로, 1990년대에 벨라루스, 러시아, 우크라이나에서 14세 미만 인구 중 3000건의 갑상샘암이 등록되었다고 한다. 이 설명과 함께 수록된 사진을 보면서, 다시는 체르노빌 사건처럼 비극 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체르노빌 히스토리>는 "나는 역사학자이자 사고 생존자로서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말처럼 체르노빌 사건을 마치 촘촘하게 짜인 극본처럼 세세하게 설명한다. 그래서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고 집은 뒤로는 감히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가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원자력>이라는 키워드를 들으면 물음표가 생기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앞서 말한 것처럼, 원자력은 우리네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과 동시에 우리의 삶을 끝없이 위협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방문자들은 1986년 4월 26일 원자로 4호기의 폭발로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린 장소를 방문하는 동안 안전하고 편안하고 흥분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프리퍄트시와 제한 구역 전체가 타임캡슐이 된 셈이다." P.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