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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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나 기사를 통해 <심신 미약>으로 인해 받아야 할 죄를 받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늘 치를 떤다. 그들이 지은 죄만 봐야 하는데 왜 그 사람의 반사회적인 성격장애를 들먹거리는 걸까, 투덜거리기 일쑤다. 그리고는 이내 나 자신에게 묻는다. 도대체 첫 단추는 어디서부터 잘못 꿰어진 걸까.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 심리 해부 노트>를 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왜 어떤 성격장애는 범죄로 이어졌는지, 성격장애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선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샅샅이 파헤쳐준다. 책 머리말에도 언급되어 있듯, 이 책은 가해자들을 두둔하려는 책이 절대 아니다. 적어도 나처럼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걸까>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들은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총 3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1.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특이한 언행을 보이는 A군 성격장애

2.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B군 성격장애 

3. 의존적이고 회피적인 C군 성격장애 


이렇듯, 다양한 성격장애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그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의 시선 혹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1인칭 시점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소름이 돋을 때가 많았다. 이런 생각을 갖고 살 수 있구나, 싶었다. 또한, 부록에 <진단 기준>이 나와있어 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정말이지 이 책은 <읽는> 다는 느낌보다는 <배운다>라는 느낌이 한층 더 깊었던 책이었다. 


"자수하기로 결정하면서 D 씨가 생애 처음으로 "이제야 정말 어른이 된 느낌", "온전히 혼자 의사 결정을 내린 기분"을 경험한 것이 그 시작이다. 내 삶을 내 것으로 느끼기 시작하는 순간이 바로 치료의 첫걸음이다." P.156

- 책을 읽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대부분의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불행함의 원인을 타인으로부터 찾는다는 것이다. 오은영 박사님께서 부모가 할 일은 아이가 <주도적으로 살 수 있게,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라고 했다. 이 처럼 사람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삶을 꾸려가는 것이 중요한데 자립심이 잘 세워지지 않으면 큰 문제를 낳는다. 그래서 사람이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는 가족 구성원, 그리고 개개인이 주체가 되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사회가 바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개인이 완성된 인격을 갖는 일은 절대로 쉽지도, 당연하지도 않다. 특히 흉악범죄를 일으킨 사람의 과거력을 추적하다 보면 첫 단추가 언제, 왜 잘못 끼워졌는지 발견하곤 한다. 물론 이런 발견으로 이들의 잘못을 면책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보다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면 그에 대한 대한 역시 찾아낼 수 있다는, 그야말로 학자적 관점에서 각 장을 구성했다." P.11

- 문제가 있으면 원인이라는 것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학문인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고 범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행동과 말에 대해 연구하는 분들을 존경한다. 덕분에 내가 가진 물음표들이 여러 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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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격 장애>라는 단어에 관심이 많은 분들과 심리학 공부를 즐겨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또한, 미디어에서 <범죄>를 다룰 때 <심신 미약>을 이유로 형을 감형받는 모습을 볼 때마다 화를 주체 모하시는 분들께도. 이 책을 읽고 나면 100%까지는 아니어도, 범죄의 원인에 대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이 하나씩, 천천히 풀려갈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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