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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충분한 삶 - 일상을 불충분하게 만드는 요구와 욕구를 넘어
헤더 하브릴레스키 지음, 신혜연 옮김 / 샘터사 / 2021년 5월
평점 :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하는 경우는 드물다. 머리로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마음은 이미 더 높은 곳에,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간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지독하게 노력하는 거겠지.
물질주의, 학벌주의, 능력주의 등 다양한 주의들은 우리들을 늘 옭아맨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부추긴다. 거대한 벽이 사방을 가로막고 있는 느낌이 들어도, 그 벽을 부수는 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우리를 결국 절벽 끝으로 내몰고 만다.
그런 소용돌이 같은 삶 가운데,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충분하고 잘 가고 있다며 토닥여주는 책이 있다. <이만하면 충분한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우리들에게 위로의 손을 건네며 축 쳐진 우리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책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우리의 오해
2장: 세상의 유해
3장: 나와의 화해
"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으라고,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기대치를 높게 설정하고 끊임없이 분투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래에 '더 나은 버전'의 당신이 기다리고 있을 일은 없다는 말도 몇 번이고 해주고 싶다. 최고 버전의 당신은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당신이다." P.45
-미래지향적인 사람들의 흔한 오류를 정확이 집은 말이 아닌가 싶다. 미래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힘이 쭉-빠지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내가 최고의 나라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이는 게 더 중요하다. 지금의 내가 없으면 미래의 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말이 나에게 너무 소중하게 다가왔다. 나 역시 미래지향적인 사람으로서, 현재의 나보다 미래의 나를 더 많이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이뤄야 할 목표는 미래에 있기에,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도 미래에 있는 경우가 더 많기에 더 나은 내일, 더 나은 미래의 나의 모습을 기대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현재의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현재의 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미래의 내가 아무리 멋지다고 한들 무슨 소용일까. 미래의 나를 기대하되, 현재의 나를 더더욱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만들 테니 말이다.
"나는 내가 이 일을 할 운명이었음을 알고 싶다. 나는 뭔가 크고 멋진 일을 이뤄낼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은 나다. 이걸 큰 소리로 말해도 쑥스럽지 않다. 나의 교향악은 지금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그 절정은 무엇도 대체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고 짜릿할 것이다." P.333
-아직까지 쑥스러워 나만의 <확언>을 만들지 못했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거울을 보며 <내가 최고야!>의 뉘앙스를 풍기는 확언을 잊지 말아야지 했지만 잊어버릴 때도 있고, 어쩌다가 기억이 난다고 한들 부끄러워서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출근 준비에 서둘렀었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확언>이라면 반드시 해 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렇다. 나는 크고 멋진 일을 이뤄 낼 것이고, 그 중심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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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방이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것 같은 느낌이 드시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미래의 <더 나은 나>를 바라보며 사시는 분들께도. <지금> (Present)이라는 선물을 더더욱 즐길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하면 충분한 삶>을 더 지독하게 즐겨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