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장도연·장성규·장항준이 들려주는 가장 사적인 근현대사 실황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
SBS〈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작팀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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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미국에서 오래 살다 한국에 와서 가장 좋았던 것 중에 하나는 TV의 <다시 보기> 기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에 있을 땐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찾아서 돈을 주고 다운로드를 하여서 봐야 했기에 내가 직접 발품을 팔아 보고 싶은 것들을 찾는 것이 꽤나 불편했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다시 보기> 기능을 사용하여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을 맘껏 볼 수 있었고, 더 나아가 내가 모르고 있던 프로그램들도 한 번씩 눌러보면서 그에 존재에 대해 자연스레 알게 될 수 있었다. 아마, 내가 <다시 보기> 기능의 최대 수혜자 중 한 명이 아닐까 싶다. 


내가 가장 큰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 준 부분은 바로 <시사/교양> 채널이었다. 미국에 있을 때,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은 다운로드를 돈을 주고받으려고 해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보고 싶어도 못 본 프로그램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한국에 와서는 그런 걱정은 할 이유가 없었다. 그때부터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정말 <원 없이> 봤다. PD수첩으로 시작해서 궁금한 이야기Y를 거쳐 그것이 알고 싶다 까지, <다시 보기> 기능이 선사한 최고의 선물을 즐겼다, to the fullest. 


그 정도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나에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이하 꼬꼬무)는 두 팔 벌려 환영할 프로그램이다. 나는 한국에서 학교를 3년 남짓 다니고 해외로 간 탓에, 부끄럽지만 살짝 레벨이 있는 한국어는 잘 모른다. (한자는 정말 아예 몰라서 대학교 막 학기 때 Easy A 받겠다고 Korean (중학생 레벨) 들었다가 정말 아슬아슬하게 A- 를 받은 적도 있다.) 그래서 가끔 교양 프로그램을 볼 때 못 알아듣는 단어들이 꽤 있었는데, 자칫 어려울 수 있는 현대사를 몰입해서 재밌게 배울 수 있게 도와주는 <꼬꼬무>! 당연히 요즘 나의 최애 프로그램이다. 


그런 꼬꼬무가 책으로 나왔다! (Yay!) 



실제 스토리텔러들이 설명해주듯이 책 역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읽다 보면 너무 재밌어서 잠자는 것도 잊을뻔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여러 사건들에 대해 이렇게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라 생각이 들 정도로 귀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책은 총 7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 보호받아야 할 정조, 보호받을 수 없는 정조: 카사노바 박인수 사건 

2: 미궁 속에 남은 정치 테러: 공작명 KT 납치 사건 

3: 개돼지보다 못했던 사람들: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 

4: 미워할 수밖에 없는 죄,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서진룸살롱 살인 사건

5: 유전 유죄 무전유죄!: 탈옥수 지강헌 인질극 사건 

6: 사람이 증발한다, 지구 최후의 날 1992 휴거 소동

7: 꽃분홍 아지트의 괴물들: 지존파 납치 살인사건 


워낙 유명해서 내가 알고 있었던 사건들도 있지만, <무등상 타잔> 사건 같은 경우 내가 전혀 몰랐기 때문에 근현대사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쓸 수 있게 해 준 아주 고마운 책이 아닐 리 없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쓰여 있어서 이야기 자체가 생동감이 넘친다. 정말이지 스릴 넘치는 스토리텔링에 끝없이 몰입하다 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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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의 시즌 1이 이렇게 책으로 탄생했다. 이 책을 읽고 갖게 된 작은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시즌 2, 3, 4, 5, 혹은 100 이상까지 가서 계속해서 우리나라가 지니고 있는 가지각색의 이야기들을 쉽고 재밌게 풀어줬으면 좋겠다. 한 권 한 권 모으는 재미도 있고, 책을 통해 얻는 지식과 상식은 덤이다. 영어로도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이 마저도 우리나라의 일부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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