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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 숲속의 삶 ㅣ 웅진 세계그림책 215
필리프 잘베르 지음, 이세진 옮김, 펠릭스 잘텐 원작 / 웅진주니어 / 2021년 4월
평점 :
제목만 봐도 뭉클해지는 책이 있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에 읽은 인상 깊었던 동화책 말이다. 요즘 내 옛 감성에 푹 빠지는 것을 즐기는 나는 오늘 <밤비>를 다시 읽었다. 아기 사슴 밤비가 숲의 왕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는데, 어릴 때 엄마 아빠와 함께 하다 어른이 되어 홀로서기를 하는 밤비를 보고 있자니 세상에 있는 모든 생물들이 홀로서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굉장히 뭉클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언젠가는 부모님의 보살핌과 가르침을 벗어나 각자의 방식대로 혼자 서게 되는데, 그 날을 준비하는 과정도 다르고 결과도 다르다는 것도. 때가 되면 부모님의 품에서 자연스레 나오게 되는 것도 세상의 이치인가, 하며 동화책을 덮었다. 어릴 땐 전혀 두렵지 않았던 것들이 크면서 두려워지는 건, 내가 혼자 맞서야 할 세상의 크기를 알아버려서 부모님 곁에 있을 땐 작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크게 느껴지는 것. 이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 어쩌면 슬픔과 뭉클함이 공존하는 느낌이지 않을까.